‘마린보이’ 박태환이 25일 오후 광주 남부대학교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 남자 일반부 자유형 1500m 결승에 출전해 힘껏 헤엄치고 있다. ‘도핑 파문’ 이후 복귀 경기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박태환은 남자 자유형 100m·200m·400m·1500m 등 네 종목에 출전한다. 광주/연합뉴스
안세현 접영 50m 한국신
박태환(27)이 주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 가뿐하게 결승에 올랐다.
박태환은 26일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에서 열린 88회 동아수영대회 이틀째 남자 일반부 자유형 200m 예선 2조에서 1분50초92의 기록으로 전체 참가선수 16명 중 1위를 차지해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올랐다. 박태환의 자유형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때 작성한 1분44초80이다. 올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은 제임스 가이(영국)의 1분45초19다.
박태환은 이날 자유형 200m 예선 2조 8번 레인에서 경쟁했다. 기존에 경기 참가 기록이 없기 때문에 최하위 선수에게 주어지는 가장 바깥쪽 레인을 배정 받았다. 하지만 압도적인 기량으로 1위로 들어오면서 이날 오후 열리는 200m 결선에서는 중앙의 4번 레인에서 뛴다. 가장자리 레인은 상대 견제가 쉽지 않고 물살의 영향도 받아 실력이 엇비슷한 선수들 간 대결에서는 불리할 수 있다. 물론 박태환은 2011년 상하이 세계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1번 레인의 기적’을 일구기도 했을 만큼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하다. 당시 박태환은 예선에서 페이스 조절에 실패, 전체 7위로 결승에 올라 역시 가장자리인 1번 레인에서 경쟁을 펼치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태환은 27일 자유형 400m에서도 가장 자리에서 뛴다. 참가인원이 많지 않은 400m에서는 곧바로 결선에 들어가기 때문에 바깥 쪽인 7번에서 역영을 펼쳐야 한다. 전날 1500m에서도 7번 레인을 받았다.
박태환은 그동안 400m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왔다. 전날 1500m와 200m 예·결선으로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있다. 하지만 명예회복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400m에서 올 시즌 가장 좋은 기록을 세운 호주의 맥 호튼(1분45초19)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노민상 감독은 “우리는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여자수영의 간판 안세현(21·SK텔레콤)이 여자 일반부 접영 50m 예선에서 26초62 만에 들어와 8년 만에 한국 신기록을 다시 썼다. 200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당시 대전시체육회 소속 류윤지가 세운 종전 한국 기록(26초76)을 깼다. 안세현은 주 종목인 접영 100m와 200m에서 올림픽 출전에 도전한다. 안세현은 접영 100m 한국 기록(58초19)도 갖고 있다. 안세현은 SK텔레콤의 후원으로 지난해부터 박태환의 스승이었던 마이클 볼(호주)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광주/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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