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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마드리드 “레알마드리드 나와”

등록 2016-05-04 12:43수정 2016-05-04 20:49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이 4일(한국시각) 2015~201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뮌헨/AFP 연합뉴스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이 4일(한국시각) 2015~2016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른 뒤 기뻐하고 있다. 뮌헨/AFP 연합뉴스
챔피언스리그 2년만에 결승 진출
2년전 레알마드리드에 져 준우승
91분45초. 휘슬이 울려야 경기는 끝난다. 흥분한 디에고 시메오네(46)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 마음이 바빠서인지, 교체 선수를 누구로 해야하는가라고 묻는 스태프의 어깨를 냅다 내리친다. 당황한 사람은 스태프뿐만이 아니다. 주변의 사람도 시메오네 감독의 광기(?)에 아연실색한다. 만약 대기심을 그렇게 쳤다면…. 아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얼굴도 내밀지 못했을 것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4일(한국시각)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5~201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1-2로 져 1·2차전 합계 2-2가 됐지만, 원정 경기 득점에서 앞서 결승에 진출했다. 팀 사상 세번째 결승 진출이자, 시메오네 감독이 2014년 준우승을 일군 이래 2년 만의 정상 재도전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74년·2014년 결승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번 결승은 29일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 경기장에서 열린다. 만약 레알 마드리드가 맨체스터 시티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다면, 2014년 결승전 패배를 되갚을 수도 있다. 통한의 패배를 기억하는 시메오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가 올라올 경우 복수전이 되느냐는 외신의 질문에,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복수는 없다. 오직 기회만 있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시메오네 감독의 다혈질 성격으로 봤을 때, 설욕하고자 하는 마음도 강할 것으로 보인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본디 얼굴도 권투선수처럼 강인하게 보이는데다, 점퍼까지 걸쳐 파이터라는 인상을 주었다. 선수들을 독려하기 위해 일정하게 그어 놓은 감독석 영역 밖으로 수시로 나갔다. 몸 동작을 취하는데다, 옷색깔도 검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은 때로 12명이 된 것처럼 보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전반 31분 뮌헨의 사비 알론소한테 프리킥 골을 내줘 0-1로 끌려갔고, 전반 34분 뮌헨의 토마스 뮐러한테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얀 오블락 골키퍼가 뮐러의 페널티킥을 막아내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은 전반 36분께 상대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후안프란과의 큰 충돌없이 넘어지자 화를 폭발시켰다. 선수에 대한 항의가 상대 선수인 프랑크 리베리의 저지로 막히자, 이번에는 뮌헨 벤치를 향해 무언가 큰 소리로 항의했다.

시메오네 감독의 이런 행동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펩 과르디올라 뮌헨 감독과 큰 차이가 났다. 하지만 이날 경기 결과에서 보여지듯,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점유율(27%-73%), 슈팅수(7-33)의 열세를 딛고 결승전에 올랐다. 뮌헨은 후반 29분 레반도프스키의 헤딩 추가골을 얻어냈지만, 후반 8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에게 내준 골이 뼈아팠다. 점유율은 화려할지 모르지만 결승전 진출의 실속은 시메오네 감독이 챙겼다.

시메오네 감독은 수비를 견고히 하고, 역습을 중심으로 하는 단순한 공격패턴을 유지한다. 선수단의 면면도 뮌헨에 비해서는 떨어진다. 하지만 ‘팀 플레이’ ‘체력전’ ‘파이팅’으로 무한질주하고 있다. 시메오네 감독이 경기 추가시간에 팀 스태프를 때리는 모습에서 보여지듯이, 축구에 미친 듯한 그의 열정이 선수들한테 번지면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실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8강에서 바르셀로나, 4강에서 뮌헨을 꺾으면서 거함을 잡는 킬러가 됐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바르셀로나와 승점(85)이 같은 2위로,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시메오네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2주일의 시간이 있어 도움이 될 것이다. 인생은 복수가 아니라 기회다. 이번은 또 다시 새로운 기회”라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동영상: 시메오네 감독이 4일(한국시각) 바이에른 뮌헨전 추가시간 때 필드의 선수 교체를 신속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팀 관계자의 어깨를 때리며 화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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