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해밀턴이 알리 서거 뒤 트위터에 올린 알리와 찍은 사진. <비비시(BBC)> 화면 갈무리
F1 우승 뒤 알리에 헌사
“마지막 15바퀴 동안 내내 알리만 생각했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13일(한국시각) 포뮬러원(F1) 캐나다 그랑프리에서 우승한 영국의 루이스 해밀턴은 우승 소감을 작고한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에 대한 헌사로 대신했다. 해밀턴은 백인이 득세하는 포뮬러원 세계에서 흑인 드라이버로 뚜력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해밀턴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다. 마지막 15바퀴 동안 알리와 그가 벌인 ‘정글의 대결’만 생각났다. 정말로 이상한 일이었다”고 밝혔다. 정글의 대결은 1974년 10월 30일 자이르 킨샤사에서 벌어진 WBC, WBA 헤비급 타이틀전으로 당시 전성기를 지난 알리는 조지 포먼을 8회 KO로 물리치고 챔피언으로 등극하는 킨샤사의 기적을 일으켰다. 해밀턴은 또 “알리가 나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잘 모르겠다”고도 밝혔다.
해밀턴은 몇년 전에 알리를 직접 만났는데, 평소에도 그를 존경한 것으로 보인다. 해밀턴은 “그의 카리스마나 코믹한 측면, 자신감과 상대를 뛰어넘는 화술이나 영리함과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라며 알리의 영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알리가 옹호했던 일들을 통해 자신에 대한 신념을 갖는 것이 다른 사람이 어떤 사람이 되라고 지시하도록 맡기는 것보다 정치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어렸을 때 그런 것을 보면서 나는 알리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밀턴은 “인종 차원에서 비슷한 가족 배경에서 나온 알리를 존경했다. 실제로 F1 세계에서는 우리와 같은 피부색을 한 가족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알리는 존경할 만한 다른 운동 선수였다”고 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해밀턴은 이날 승리로 통산 45번 우승을 했는데, 올 시즌 우승자가 되기 위해 팀 동료인 니코 로스버그와 경쟁하고 있다. 해밀턴은 지난달 모나코 그랑프에서 올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가파르게 치고 나오며 시즌 종합 2위로 로스버그를 9점차로 쫓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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