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신권(맨 왼쪽) 나눔의집 소장과 트리플 에이 프로젝트팀.
“75일 장정이라 힘들죠. 그래도 많은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역사를 알리기 위해 19일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인 김한결(24·경희대 체육과 3년)씨는 이렇게 말했다. 동료인 김현구(한성대)·김태우(경희대)씨 등 대학생 3인방은 ‘트리플 에이 프로젝트’를 위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해 시카고~워싱턴~뉴욕까지 75일간 사이클을 타고 북미대륙을 횡단한다. 트리플 에이는 ‘사과(어폴로지)·인정(어드밋)·동행(어컴퍼니)’의 영문 첫 글자를 딴 이름이다.
이들은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현지 한인들의 도움을 받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집회처럼 공개 행사도 연다. 이를 위해 명함과 팸플릿을 만들었고, ‘인권’ 등의 영문자를 새긴 단체 티셔츠도 맞췄다. 김한결씨는 “아픈 역사이지만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르고 가면 안 되기 때문에 책도 많이 읽고 나눔의집, 정대협 박물관 등을 견학하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사이클을 타는 이유는 다른 운송 수단과 달리 순수하게 사람의 노력과 열정만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진실함을 알리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 한다. 일부 자전거로를 허용한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사고 위험도 있지만 조심하면 된다”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횡단에 도전하는 이들은 9월쯤 귀국할 예정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각각 대학에서 일부 보조를 받았고, 미국의 사이클업체인 트렉에서도 후원한다. 김한결씨는 “다음 학기 수강신청도 미국에서 해야 할 것 같다. 긴 여정이지만 동고동락하면서 함께 보람찬 일을 할 수 있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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