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쑨양이 6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올림픽 수영장에서 400m 예선 경기 후 주먹을 쥐고 환호하고 있다. 쑨양은 이날 밤 10시30분에 열린 셜승전에 나선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M
밤 10시에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수영을 하고,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트랙을 달린다. 2016 리우올림픽에서는 그렇다.
리우올림픽에서 수영 종목은 밤 10시(현지시각 기준)부터 결승전에 들어간다. 박태환이 예선 탈락한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전은 6일 밤 10시30분에 열렸다. 역대 올림픽 최다 메달 보유자인 펠프스의 올림픽 접영 200m 4연패 여부는 11일 밤 10시3분에 알 수 있다. 육상 볼트도 마찬가지다. 육상 100m 결승이 현지시각으로 14일 밤 10시25분에 열린다. 펠프스나 볼트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수영, 육상 결승전이 밤 10시 안팎에 열리는 이유는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엔비시>(NBC) 때문이다. 광고 등의 이유 때문에 가장 관심이 많은 종목들이 미주 지역 내 황금시간대에 배정됐다. 엔비시는 2011년 4억3800만달러(4조8700억원)를 베팅해 2020 도쿄올림픽까지 겨울올림픽 포함 4개 대회 중계권을 확보했다. 이후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부터 2032년 올림픽까지 77억5000만달러(8조6000억원)의 독점중계권료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리우올림픽 중계권료만 놓고 보면 12억2600만달러(1조3600억원)에 이른다. 엔비시는 올림픽 사전 광고판매로 12억달러를 이미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수입 가운데 중계권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70~80%에 이른다. 이 때문에 경기 스케줄을 짜는 데 방송사의 입김을 무시할 수는 없다. ‘돈’으로 묶인 엔비시와 아이오시가 ‘밤 10시 결승전’을 만들어냈다고 하겠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도 미국내 방송 시간 때문에 일부 육상 선수들은 자정을 넘어서까지 경기를 해야만 했다.
2012 런던올림픽 개막전을 녹화로 중계했던 엔비시는 리우올림픽 개막전 또한 미국 내에서 동부는 1시간, 서부는 4시간 늦게 지연 방송했다. 엔비시 쪽은 “올림픽을 여자들이 더 많이 보기 때문에 거기에 맞췄다”고 이유를 대 더 빈축을 샀다. 엔비시는 런던올림픽 때 미국 여자 수영선수의 결승전 시간에 생중계를 하지 않고 광고를 내보내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시엔엔>은 리우올림픽 개막전 미국 내 시청률이 16.5%(닐슨 기준)로 1992년 이후로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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