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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보트 온몸으로 끌던 시리아 소녀 ‘희망의 물살’

등록 2016-08-07 18:35수정 2016-08-07 18:42

난민팀 수영 선수 마르디니
접영 200m 45명 중 41위
“올림픽 출전 놀라운 경험”
난민팀 유스라 마르디니가 6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수영장에서 열린 접영 여자 100m 예선에서 역영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난민팀 유스라 마르디니가 6일 오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수영장에서 열린 접영 여자 100m 예선에서 역영한 뒤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안타깝게도 첫 경기인 접영 100m 예선에서는 최상의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나 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놀라운 경험이었다. 이제 100m 자유형 예선만 생각하고 준비하겠다.”

7일(한국시각) 시리아 출신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18)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브라질 리우의 아쿠아틱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 접영 100m 예선 경기를 마친 직후였다. 이날 마르디니는 1분9초21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경영에 참가한 선수 45명 가운데 41번째 기록으로 16명의 선수가 진출하는 준결승 관문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금메달보다 더 값진 희망을 전세계 스포츠팬들에게 선사했다.

마르디니는 이번 올림픽에 조국 시리아 국기가 아닌 5개 대륙의 화합을 상징하는 올림픽기를 가슴에 달고 출전했다. 마르디니를 포함해 시리아 출신 수영선수 2명, 남수단 출신 육상선수 5명,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유도선수 2명, 에티오피아 출신 육상선수 1명 등 모두 10명의 선수로 이뤄진 난민팀의 일원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전쟁과 내전을 피해 탈출한 선수들을 위해 리우올림픽에 역대 최초로 ‘난민팀’을 구성했다.

그가 스포츠팬들의 가슴에 ‘희망의 물살’을 가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마르디니는 시리아 올림픽위원회의 지원을 받던 촉망받는 수영선수였다. 그러나 내전으로 집이 불타고, 그가 훈련하던 수도 다마스쿠스의 수영장이 폭탄에 부서지자 그는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지난해 8월 언니 등과 함께 조국 시리아를 탈출했다. 자유와 안전을 향한 고난의 여정은 레바논과 터키, 그리스, 마케도니아, 오스트리아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독일로 향했다. 터키 이즈미르에서 그리스 레스보스 섬을 향하는 길에는 타고 있던 작은 배의 엔진이 멈추고, 배 안에 물이 차올랐다. 마르디니는 언니 등과 함께 바다에 뛰어들어 수영을 해 직접 육지로 배를 끌어 죽음의 문턱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독일 베를린에 도착해서는 통역관의 소개로 베를린의 가장 오래된 수영클럽과 연결이 돼 수영을 계속하게 됐다. 애초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담금질을 하던 마르디니는 국제올림픽위원회로부터 연락을 받고 운 좋게 난민팀의 일원으로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게 됐다. 평생의 꿈인 올림픽 출전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오래도록 그리던 올림픽에서 예선 탈락했지만 마르디니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에게 응원을 보내준 전세계 팬들에게 “나를 응원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보내며, 다음 경기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그가 출전하는 여자 자유형 100m 예선은 11일 새벽(한국시각) 1시부터 열린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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