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펠프스(왼쪽)가 8일 오전(한국시각) 2016 리우올림픽 수영 남자 4×100m 자유형 릴레이 결선에서 미국팀의 금매달을 합작한 뒤 팀 동료 케일럽 드레설과 좋아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EPA 연합뉴스
아내와 어머니가 최근 태어난 아들(부머)과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1·미국)가 등장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2012 런던올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은퇴를 선언한 뒤 2014년 4월 이를 번복하고 올림픽에 다시 선 펠프스. 8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 4×100m 자유형 릴레이(계영 400m)가 복귀 첫 무대였다.
미국팀의 첫번째 영자 케일럽 드레설이 프랑스 선수에 이어 2위로 100m를 끊은 뒤 펠프스는 두번째로 힘차게 물로 뛰어들었고, 100m를 47초12의 기록으로 끊으며 프랑스를 상대로 역전에 성공했다. 탄력을 받은 미국팀은 4번째 영자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고, 3분09초92의 기록으로 지난 올림픽 챔피언 프랑스(3분10초53)를 0.61초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2000 시드니올림픽을 시작으로 5번째 올림픽 무대에 등장한 펠프스로서는 통산 19번째 금메달이자 23번째 메달이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 금 6개와 동 2개, 2008 베이징올림픽 때 금 8개, 2012 런던올림픽 때 금 4개와 은 2개를 따냈던 펠프스의 복귀 무대는 이처럼 화려했다. 펠프스는 경기 뒤 “경기 구역에 있을 때 나의 심장이 폭발할 것 같았다. 너무 흥분되고 기분이 고조됐다”며 좋아했다. 그는 이어 런던올림픽 때 이 종목에서 은메달로 밀렸던 아쉬움을 털어놓으며 “2012년에는 좀 부족했다. 내 마지막 400m 계영에서 우승해서 정말 기쁘다”고 좋아했다. 그는 팀 동료들에 대해선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4년 뒤에도 올림픽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후배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 시작해 나도 울고 말았다”고 했다.
마이클 펠프스의 아내(왼쪽)가 아들 부머를 품에 안은 채 시어머니와 함께 남편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해주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신화 연합뉴스
펠프스는 이날 예선에는 뛰지 않고 결승 멤버에 포함돼 케일럽 드레설, 라이언 헬드, 네이선 에이드리언과 호흡을 맞췄다. 100m 기록만 놓고 보면 펠프스는 미국팀에서 에이드리언(46초97)에 이어 두번째로 빠를 정도로 선전했다. 펠프스는 4차례 올림픽에서 각각 금메달 1개 이상을 딴 첫번째 수영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그는 접영 남자 100m와 200m, 개인혼영 남자 200m에도 출전해 금메달에 도전한다. 접영 100m와 개인혼영 200m는 런던올림픽에서 3연패를 이룬 종목이다. 펠프스는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출전한 8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수확해 1972 뮌헨올림픽 때 수영 종목에서 금메달 7개를 딴 마크 스피츠의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도 경신한 바 있다.
노박 조코비치가 8일 오전(한국시각) 2016 리우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1회전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에게 0-2로 진 뒤 울먹이며 코트를 떠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로이터 연합뉴스
수영 황제가 화려하게 복귀한 날, 남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9·세르비아)는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날 남자단식 1라운드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28·아르헨티나)에게 0-2(6:7/6:7)로 패했다. 이로써 3번씩이나 올림픽 무대에 선 조코비치는 커리어 골든그랜드슬램을 4년 뒤로 미뤘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 동메달을 땄고, 런던올림픽 때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델 포트로에게 져 4위로 밀렸다. 델 포트로는 2009년 유에스(US)오픈 남자단식 챔피언이지만 그동안 3차례나 손목 수술을 하는 등 부상에 시달리며 세계 145위에 처져 있었다. 그는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촌 빌리지 엘리베이터에 40분 동안이나 갇혀 있기도 했으나 조코비치라는 대어를 낚으며 이번 올림픽 최대 파란을 일으켰다. 조코비치는 경기 뒤 “슬프고 실망스럽다”면서도 “부상과 싸워왔던 나의 좋은 친구(델 포트로)가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여자복식 1회전에서는 미국의 서리나-비너스 윌리엄스 자매가 체코의 루치에 샤파르조바-바르보라 스트리초바 짝에게 0-2(3:6/4:6)로 져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윌리엄스 자매는 2000 시드니, 2008 베이징, 2012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바 있는데 올림픽 3연패가 무산됐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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