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리가 2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카리오카 경기장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67kg급 준결승전에서 아제르바이잔의 파리다 아지조바를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태권도 국가대표 맏언니 오혜리(28·춘천시청)가 처음 오른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오혜리는 20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 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세계 1위 하비 니아레(프랑스)를 13-12로 꺾었다. 오혜리는 세계 6위. 상대 머리를 노리는 발차기가 뛰어나고 체력에서도 잘 밀리지 않았다.
오혜리는 경쾌한 스텝으로 접근전을 펴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하지만 먼저 머리를 맞아 3점을 허용해 1라운드를 0-3으로 끌려갔다. 2라운드 뒤차기로 3점을 회복했고, 이어 얼굴 타격, 추가 공격으로 순식간에 점수를 추가해 10-4로 뒤집었다. 3라운드 니아레의 반격도 거세 머리공격으로 실점해 50여초를 남기고 11-9로 쫓겼다. 하지만 차분하게 점수를 관리하며 금을 캤다.
앞서 1m82의 오혜리는 4강전에서 파리다 아지조바(아제르바이잔)를 6-5로 힘겹게 꺾었다. 1라운드에 먼저 몸통 공격을 허용해 0-1로 끌려갔지만 2라운드에 역전했고, 3라운드에서 상대 머리를 찍어내려 석 점을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8강전에서 세계 3위의 강호 추앙(대만)에 3라운드 6초를 남기고 21-9로 앞서 ‘점수 차 승’을 거뒀다. 2라운드 종료 후부터 양 선수의 점수 차가 12점 이상 벌어지면 점수 차 승이 선언된다.
오혜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황경선에 밀려 그의 금메달을 위한 연습 파트너가 됐고, 2012년 런던올림픽에는 부상으로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2전3기를 해냈다. 한국 태권도 선수 중 역대 최고령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오혜리의 금메달로 한국은 태권도에서 2개의 금을 따냈다.
우리나라는 태권도가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여자 67㎏급에서 금메달 4개, 동메달 1개 등 5회 연속 메달을 확정했다.
리우데자네이루/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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