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성 선수(왼쪽)가 17일(현지시각) 열린 2016 리우패럴림픽 남자 자유형 50m(장애등급 S4)에서 우승한 뒤 권도현 생활보조인과 함께 메달을 목에 건 채 손가락으로 3관왕을 의미하는 손가락을 펴 보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지금은 메달 기대주이지만, 돌아와서는 메달리스트로 인터뷰를 하겠다.”
약속처럼 그는 패럴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그것도 수영 첫 3관왕을 일궈냈다.
조기성(21·부산장애인체육회)이 18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패럴림픽 남자 자유형 50m(장애등급 S4)에서 39초30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앞서 100m,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패럴림픽 수영 3관왕에 올랐다.
뇌병변으로 인한 하반신 장애를 겪고 있는 그는 재활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한 뒤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처음 국제 무대에 등장했다. 당시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조기성은 지난해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주최 세계대회에서 100m, 200m에서 금메달을 따 기대를 모았다. 그는 3관왕에 오른 뒤 “내 장애등급 경기 중 안 뛴 종목은 혼영 150m뿐이다. 2020년 도쿄 대회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곰곰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장애등급 S4의 선수들은 접영을 할 수 없어 150m 혼영이 추가되는데, 배영을 완성하지 못한 조기성은 이번 대회 150m 혼영에 참가하지 않았다. 장애인 수영대표팀 곽만재 감독은 “조기성은 4관왕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걷기 위해 수영을 시작한 조기성은 경기장에 들어갈 때 이어폰을 끼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소음을 즐긴다. 그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경기장 소음에 익숙하려고 한다. 경기장의 사람들이 나를 응원하러 온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3관왕에 올라 포상금을 받게 되는 조기성은 고생하신 어머니께 상금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께 항상 고맙고 죄송하다. 나 때문에 개인생활이 거의 없고 묵묵히 챙겨준다. 부모님께 효도하는 첫걸음이 메달을 따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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