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삼성 감독이 23일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상민 감독이 모비스를 상대로 거둔 첫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23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 모비스와 개막전에서 88-73으로 승리했다. 시즌 전 영입한 포인트 가드 김태술(10득점 4도움주기)이 펄펄 날았고, 문태영(11점)과 리카르도 라틀리프(21점 19튄공잡기),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클 클레익(19점)도 팀 플레이에 잘 녹아 들었다. 삼성은 개막전 승리로 최근 3개 시즌 동안 모비스에 2승22패까지 밀렸던 맞전적을 3승22패로 개선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만나기만 하면 위축됐던 거함을 물리쳐 가슴이 뿌듯했다. 이상민 감독은 “개막전 상대가 모비스라서 걱정했다. 상대팀의 양동근 선수가 부상 이탈해 우리 선수들이 자만하지 않을까 신경이 쓰였는데 좋은 경기를 치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1쿼터 시작과 함께 문태영의 3점포로 기선을 잡았고, 라틀리프의 헌신적인 골밑싸움으로 16점차까지 격차를 벌리는 등 우세를 유지했다. 외국인 선수 2명을 기용할 수 있는 2, 3쿼터에서도 삼성은 분위기를 압도했고, 3쿼터 3분여 만에 20점 차 이상으로 벌렸다. 모비스는 외곽 화력을 총동원했으나, 핵심 선수인 양동근이 전날 전자랜드와의 개막전 경기에서 왼손 손목 골절로 이탈한 공백이 컸다. 이상민 감독은 격차가 벌어지자 최근 드래프트로 뽑은 새내기 가드 천기범을 투입하는 여유도 부렸다.
삼성이 이날 철저한 골밑 공략으로 승리한 점도 돋보인다. 삼성은 이날 33개의 2점슛을 성공시켜 모비스(16개의 2점슛 성공)보다 근접전에 강했으며, 3점슛 성공 개수(3개 대 10개)에서 뒤진 것을 만회하고도 남았다. 이상민 감독은 “그동안 모비스를 상대로 마음 편하게 경기를 치른 적이 거의 없었다. 선수들이 많은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며 기뻐했다. 김태술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으로 잘 뛰었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마이클 클레익은 예전에 가드를 했던 선수다. 어시스트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지만, 파워를 겸비하고 있어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케이씨씨는 안방 개막전에서 엘지에 67-79로 져 2연패에 빠졌고, 동부는 안방에서 케이티를 91-85로 제압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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