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승균 전주 케이씨씨 감독이 8일 안방인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패배하 뒤 걸어나가고 있다. KBL 제공
‘소리없이 강한' 추승균 케이씨씨(KCC) 감독이 얼굴이 굳었다. 하승진은 발목인대 수술로 시즌을 사실상 접었고, 전태풍은 시즌 전 팔꿈치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재간 꾼 안드레 에밋도 최소 2주는 있어야 돌아온다. 총체적 난국이다.
시즌 1승6패, 8일 삼성전으로 4연패를 당한 추승균 감독은 속이 시커멓게 탔다. 최형길 케이씨씨 단장은 “감독 입장에서는 베스트 5가운데 세 명이 빠졌으니 낙심천만이다. 달리 방법이 없다. 남은 선수들이 출전시간을 늘리면서 올라와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다친 선수들이 합류해 폭발력을 낼 수 있다”고 했다.
150㎏의 하승진이 부상한 것은 가장 큰 타격이다. 워낙 덩치가 커 하체에 하중이 집중됐던 하승진은 애초부터 발목의 인대가 닳아 없어졌다. 그 상태에서 움직이다 보니 뼈가 부닥치면서 타박을 입는 등 뼈의 피로가 누적됐다. “더는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자 지난주 오른쪽 발목 인대 수술을 했다. 재활까지 6개월 걸리니 시즌 아웃이다. 전태풍의 부상은 불운 탓이다. 시즌 전 자체 팀 수비 연습 때 팔을 벌리고 서 있다가 뚫고 나가는 동료 선수의 팔에 끼면서 팔꿈치의 인대가 찢어졌다. 수술하면 시즌에 나올 수 없어, 재활 등의 치료를 통해 기능을 회복시키고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설령 다음주부터 출전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플레이가 나올지도 미지수다. 득점기계 에밋이 돌아오더라도, 외국인 선수 리오 라이온스의 골밑 장악력은 하승진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완전히 꼬였다는 표현이 생각난다. 에밋 중심의 플레이를 하던 팀인데 조금이라도 빨리 에밋이 돌아오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의 경기에서는 완패했지만 그 전 경기에서는 2~4점 차 이내로 막았다.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대체 선수들이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0일 전주체육관에서 벌이는 케이티(1승5패)와의 하위권 맞대결에서는 꼭 이겨야 한다. 그런데 케이티는 그동안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던 전체 1순위 외국인 선수 크리스 다니엘스의 출전으로 기세가 등등하다. 케이씨씨로는 쉽지 않은 싸움을 벌여야 한다. 최형길 케이씨씨 단장은 “송교창이나 교통사고 뒤 회복세에 있는 김민구 등이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김지후 등 젊은 선수들이 이번 기회에 팀 공헌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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