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더블유에프시유(WFCU) 센터에서 열린 13회 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우승한 뒤 숨을 돌리고 있다. 온타리오/EPA 연합뉴스
박태환(27)이 한국 수영 역사를 새로 썼다.
박태환은 7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더블유에프시유(WFCU) 센터에서 열린 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34초59로 우승했다. 쇼트코스 세계대회는 올림픽 규격인 50m의 절반인 25m 레인에서 열리는 2년 주기의 경기다. 한국 선수로 쇼트코스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남녀를 통틀어 박태환이 처음이다. 박태환은 10년 전 출전했던 쇼트코스 세계대회에서 기록한 3분36초68보다 좋은 기록을 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올림픽 출전 방해를 뚫고 역경을 헤쳐온 박태환이 10대 때보다 더 큰 힘과 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박태환은 이날 자유형 4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레이스를 마쳤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크라스니흐(3분35초30)를 0.71초 차로 따돌렸다. 박태환은 프랑스 야니크 아켨이 2012년 11월 세운 세계기록(3분32초2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07년 11월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에 해당한다. 박태환은 앞서 2006년 4월 중국 상하이 쇼트코스 대회에 출전해 400m와 1500m에서 각각 은메달을 따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대회 시상대에 오른 적이 있다. 이후 10년8개월 만에 출전해 기록을 앞당겼다.
박태환은 10월 전국체육대회 때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대회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고,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대회에서는 4관왕에 오르며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번엔 쇼트코스에 출전했지만 세계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박태환은 이번 쇼트코스 세계대회를 통해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박태환은 2014년 9월 실시한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고, 올해 3월 징계에서 풀렸다. 하지만 도핑 선수는 3년간 대표선수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의 이중 처벌 규정에 막혀 8월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뻔했다. 결국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까지 판단을 구한 끝에 리우올림픽 개막 한달 전에야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리우올림픽에서는 훈련량 부족으로 입상하지 못했다. 최근에는 김종 전 차관이 5월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까지 시작되면서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들이 드러났다.
박태환은 8일 자유형 200m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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