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청문회] 고영태 “김종 차관, 최순실 수행비서 같았다”

등록 2016-12-07 13:44수정 2016-12-07 14:41

“김 전 차관, 본인 말만 하고 남의 말은 귀담아 듣지 않아”
김 “박태환 리우 보낸다고 하면 IOC 위배” 발언은 왜곡
당시 IOC헌장 무시…중재재판소 맞소송 등 리우행 막아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오른쪽)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오른쪽)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2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박태환과 관련해 맥락을 왜곡하는 발언을 했다.

김종 차관은 7일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의 질문을 받았다. 최 의원이 “리우 올림픽 앞두고 박태환에게 출전하지 말라고 종용한 게 사실이냐?”고 묻자, 김종 차관은 “박태환이 먼저 만나자고 연락이 온 것이다. 박태환이 먼저 리우올림픽 보내달라고 해서, 내 입장은 그게 아니라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박태환이 그럼 못 보내주면 뭘 해줄 수 있느냐고 물어서 설명한 것인데, 그걸 잘못 받아들인 것이다. 그런데 만약 정부가 보내준다고 하면 그건 아이오시(IOC) 헌장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아이오시 헌장 위배 발언은 당시 맥락과 맞지 않는 발언이다. 아이오시 헌장이 개별국가 올림픽위원회의 자율성 보장을 요구하는 것은 맞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여부는 정부가 아니라 대한체육회가 결정하면 된다. 하지만 당시 대한체육회는 재정에서 인사까지 문체부의 통제를 받았다. 심지어 박태환 쪽을 김종 차관과 만나도록 주선한 대한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박태환 쪽이 리우행을 읍소하자, “우리는 힘이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결국 박태환 쪽이 “그럼 힘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에 그 관계자가 김종 차관과의 만남을 주선해 준 것으로 돼 있다.

아이오시 헌장을 거론한 것은 법리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아이오시나 국제반도핑기구는 “도핑 징계를 받은 선수에 대한 개별 국가의 이중처벌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김종 차관의 말대로 아이오시 헌장이나 규정을 준수하기로 하면 국제 규범과 어긋나게 도핑 선수의 대표팀 선발을 제한했던 대한체육회 이중처벌 규정을 바꿔야 했다. 하지만 김종 차관은 박태환이 리우출전권을 얻기 위해 국제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냈을 때, 대한체육회를 동원해 외국 로펌을 사 맞대응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막고 나섰다. 박태환의 아버지는 “김 차관이 못 보내주면 뭘 해줄 수 있느냐고 우리가 물어본 것처럼 말하는데, 리우에 가는 것만을 생각하는 상황에서 그런 것을 우리가 물어볼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종 차관은 이날 증인으로 참석한 고영태 더 블루케이 이사로부터 굴욕적인 말도 들어야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손혜원 의원은 고 이사에게 “김종 차관은 어떤 사람이었냐?”고 물었다. 국가대표 펜싱선수 출신인 고 이사는 “본인의 말만 하고 남의 말은 귀담아듣지 않았다. 뭐든지 자기는 다 알어라는 식이었다”고 했다. 손 의원이 “그럼 최순실씨는 김종 차관을 어떤 사람으로 본 것 같냐?”라고 묻자, “(시키는 일을 알아서 하는) 수행비서? 무언가 제시하고 무언가를 얻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체육계 대통령’으로 행세하려 했지만 최순실 앞에서는 작아졌던 김종 차관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