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1500m에서는 출전도 포기한 채 짐을 쌌던 박태환. 그가 리우 올림픽 1500m 금메달리스트 그레고리오 팔트리니에리(이탈리아)를 6초43 차로 여유있게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쇼트코스(25m 레인)로 올림픽 코스(50m 레인) 직접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전성기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여겨진다.
박태환(27)이 12일(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 WFCU 센터에서 열린 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 세계대회 남자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14분15초51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팔트리니에리(14분21초94)보다 6초43 빨랐다. 팔트리니에리가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여서 더 짜릿했다. 박태환은 400, 200m에 이어 1500m도 제패해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쇼트코스는 올림픽 코스의 절반인 25m. 추진력을 낼 수 있는 턴이 많아 올림픽 기록보다 단축된다. 하지만 물의 저항을 뚫고 나아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번엔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쇼트코스 15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팔트리니에리와 경쟁했다. 박태환은 강행군 일정에도 역영하면서 2009년 장린(중국)이 세운 아시아 쇼트코스 기록(14분22초47)을 깼고, 팔트리니에리가 2014년 세운 쇼트코스 세계대회 기록(14분16초10)도 갈아치웠다. 현재 1500m 쇼트코스 세계기록은 팔트리니에리(14분08초06)가 갖고 있다.
박태환은 전날 열린 예선에서는 14분30초14로 8명의 결선 진출자 가운데 2위였다. 결선에 1위로 오른 팔트리니에리와는 5초 가량 뒤졌다. 하지만 실제 열린 결선 경기에서는 폭발력을 발휘하며 예선 때보다 거의 15초를 단축했다. 박태환은 한국기록도 새로 썼다. 박태환은 이어 열린 자유형 100m 결승에도 나섰지만 7위에 그쳤다.
박태환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 종용을 받아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었고, 우여곡절 끝에 출전한 리우 올림픽에서는 정상적인 실력을 낼 수 없었다. 그러나 리우 올림픽 이후 심리적, 체력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면서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