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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바람의 아들’ 주희정의 우보천리

등록 2016-12-22 16:01수정 2016-12-22 21:20

23일 인삼공사전 1000경기 출장 대기록
20년간 12경기만 빠져…깨지기 힘들어
소걸음 천리의 우보천리, 꼭 그렇다.

올해 39살의 주희정(삼성). 1997년 프로 데뷔 이래 20년간 달려왔다. 그동안 빠진 경기는 합쳐서 12개. 23일 인삼공사와의 대결에서는 대망의 1000경기 출장을 기록한다. 통산 출전기록 2위 추승균(738경기)과는 큰 차이가 난다. 시즌 54경기를 치르는 한국프로농구에서는 앞으로 깨기 힘든 기록이 될 전망이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자기관리의 결과다. 부상을 당하지 않은 것도 준비가 철저했기 때문이다. 농구 선수로 성공하겠다는 일념으로 앞만 보고 달려왔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실제 주희정은 술도 좋아하지 않고, 친구도 별로 없다. 경기 끝나면 코트에 남아 슛 연습을 하거나 체력을 단련한다. 예외적인 젊은이의 삶은 가난과 연결돼 있다.

케이비엘(KBL) 페이스북 인터뷰를 보면, “프로에 온 것도 경기를 뛰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월세 단칸방에서 함께 살았던 할머니 약값을 대기 위한 돈이 필요했다”는 고백이 나온다. 고려대에 진학했지만 후보로 밀리자 중퇴를 결심한 것도 “돈 때문”이었다.

1997년 나래(티지삼보)의 연습생으로 들어간 뒤, 주전 가드의 부상으로 대타로 출전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인생 역전의 기점. 첫 경기에서 중급 이상의 포인트 가드 구실을 하면서 신뢰를 준 바람의 아들은 특유의 스피드를 살리며 신인상을 거머쥔다. 약점인 슈팅 또한 경기 뒤 200~300개의 슈팅을 반복하면서 극복해 코트를 접수해 나갔다. 2000~2001 시즌엔 삼성을 챔피언에 올리면서 최우수선수상을 챙겼다. 명성과 함께 돈도 따라 2009~2010 시즌 에스케이에서는 연봉 5억2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지난해 친정이나 다름없는 삼성에 돌아온 주희정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 하긴 2013~2014 시즌에는 생각지도 못한 ‘식스맨상’을 받는 등 무대의 중앙에서 주변부로 밀리고 있다. 이번 시즌 삼성에서도 22일 현재 전 경기(21경기)에 출장했지만 평균 출장시간은 9분여이고, 득점은 1.9에 그쳤다. 하지만 관록은 무시할 수 없다. 고참으로 팀 중심을 잡아주고, 헌신성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린다. 후배들은 23일 인삼공사와의 대결을 앞두고 “선배의 1000번째 경기에서 승리를 안기겠다”고 외친다.

주희정은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인생을 살아왔다. 부상 방지를 위해 한때는 120㎏의 벤치프레스를 했고 지금은 체력 훈련 비중을 더 늘렸다.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면 멈출 수 없다. 통산 도움주기 1위(5342개), 가로채기 1위(1495개)는 훈장이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주희정의 농구 동력은 자신의 삶에서 나온다. 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도 현역으로 뛸 수 있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케이비엘(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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