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 에스케이 감독이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답답하다.”
문경은(45) 에스케이(SK) 감독이 침묵에 빠졌다. 국내외 선수 진용은 어느 팀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포인트 가드 김선형이 기를 쓰고 분투하고, 현란하게 코트를 제압해도 승리는 외면한다. 25일 삼성과의 경기 때는 큰 점수 차로 앞서다가도 뒤졌고 23일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3점슛 버저비터로 연장으로 몰려 무너졌다. 도대체 왜 그럴까?
현주엽 해설위원은 “한동안 테리코 화이트가 부상으로 빠져 있었고, 코트니 심스가 예전만큼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선수들한테 과부하가 걸렸다. 모든 것을 다 보여주고도 지면서 체력까지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문경은 감독은 심스를 퇴출시키고 이스라엘 리그에서 뛰던 제임스 싱글톤을 긴급 수혈했다. 시차도 극복하지 못한 싱글톤은 삼성전(10득점), 모비스전(8득점)에서 점차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달 만에 돌아온 화이트도 내외곽을 종횡무진하며 힘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야 할 국내 3인방이 불안하다. 김선형이 고군분투하지만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포워드 김민수는 너무 기복이 심하다. 김민수는 삼성전에서는 33분을 뛰며 자유투 1득점에 그쳤다.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18점을 따냈지만 상대 선수를 놓치면서 더 많은 점수를 내주었다. 에스케이 관계자는 “김민수가 시즌 전 두번의 수술을 했다. 체력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다”고 했다. 새내기 최준용이 든든한 버팀목이지만 무릎 부상으로 1월3일에나 복귀한다. 문 감독이 깊은 신뢰를 보냈던 변기훈도 일시적으로 주춤거리고, 김선형의 백업인 노장 이정석도 몸이 예전 같지가 않다.
후반이나 막판의 범실과 집중력 저하도 문제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수비에서 좀더 많이 뛰면서 받쳐주어야 한다”고 했다. 공격 득점을 많이 해도, 뒷문이 열리면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아직은 초반이어서 반전은 가능하다. 문 감독은 과거 더 많은 연패를 하고도 극복한 적이 있다. 7승16패로 9위이지만, 아직은 시즌의 절반에도 이르지 못했다. 충분히 6강권에 들 수가 있다. 더욱이 1월에는 상무에서 전역하는 최부경이 합류한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에스케이는 어느 팀과 만나더라도 해볼 수 있는 팀이다. 자기 페이스를 되찾으면 연승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에스케이는 28일 2위(16승6패) 케이지시(KGC)인삼공사와 맞선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