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양동근이 지난해 11월 골절을 당한 왼쪽 손을 만지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양)동근이는 즉시 효과를 기대하고, (이)종현이는 체중을 10㎏ 뺐다.”
프로농구 모비스 관계자가 부상 치료를 거의 마친 양동근(36)과 이종현(23)의 복귀를 고대하면서 한 말이다. 둘은 프로농구의 현재와 미래를 상징하는 검증된 재목. 챔피언전의 사나이 양동근이 속도감 넘치는 경기 조율로 사령관 구실을 한다면, 대학 드래프트 1순위 이종현은 토종 최강의 골밑 득점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4일 현재 반타작 승률로 중위권(12승13패)을 지키고 있는 모비스는 둘이 복귀하면 우승 후보로 부상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지난해 10월 홈 개막전에서 왼손 손목 골절을 당한 양동근은 치료를 거의 마쳤다. 지금은 팀 훈련에 참여하면서 슈팅 감각을 다듬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초 실전투입을 고민하고 있다. 슛 동작 때 손목이 크게 꺾이면 미세한 통증이 있어 불안하고, 자체 연습과 달리 실전은 매우 거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종현이 지난해 10월 프로농구 드래프트 1위로 모비스에 지명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이종현은 대학 시절 누적된 피로골절로 망가진 오른쪽 발등 치료를 끝냈다. 하지만 아직 본격적인 훈련을 해본 적이 없다. 주로 조깅과 슈팅 연습, 상체와 무릎운동으로 2개월 넘게 재활을 했다. 5일부터는 프로 2부인 D리그에서 연습훈련을 시작한다. 유재학 감독은 “서두르지 않는다. 몸이 완성돼야 한다”며 자칫 선수가 갖게 될 조바심을 경계하고 있다. 이종현도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고 있다. 이도현 모비스 사무국장은 “감독이 이종현에게 일절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체계적인 웨이트로 체지방을 바짝 줄이면서 체중을 10㎏ 이상 뺐다. 몸은 이전보다 가볍고 탄탄하다”고 했다.
양동근 투입 효과와 달리 이종현은 팀 구성에서 고민이 필요하다. 찰스 로드와 함지훈 등 안쪽을 파고드는 선수들과 겹치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재학 감독은 6강을 염두에 두지 않고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이달말쯤으로 데뷔를 늦추더라도 전술훈련 속에 역할 분담이나 다양한 선수 조합을 실험해야 한다. 올스타전(22일) 휴식기에 관리형의 유재학 감독이 본격적으로 이종현을 조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양동근은 그동안 해온 게 있어 큰 어려움 없이 팀에 적응할 것이지만, 이종현은 신인이어서 자기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나 농구를 보는 눈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도 궁금하다. 기존의 선수와 호흡을 맞춘다면 모비스 전력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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