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의 이종현이 2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데뷔전에서 삼성 김준일을 피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KBL 제공
“마음만 앞선 것 같다. 다음엔 더 나은 경기를 하겠다.”
프로농구 모비스의 새내기 ‘최대어' 이종현(23)이 25일 안방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삼성과의 경기 패배(71-87)뒤 밝힌 소감이다. 대학 때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된 기대주 이종현은 이날 데뷔전에서 20분40초를 뛰며 2득점, 5튄공잡기, 1가로막기, 2도움주기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드래프트 1순위로 모비스에 뽑혔으나 발등 부상 치료와 재활 때문에 3개월 늦어진 프로무대 데뷔전이었다. 비록 득점은 2점에 그쳤지만 2m3의 큰 키로 삼성의 외국인 선수와 대등하게 맞서고, 빠른 속도로 수비에 가담하는 모습에서 위압감이 느껴졌다.
이종현은 이날 1쿼터 중반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코트에 출현했다. 찰스 로드, 네이트 밀러, 함지훈 등에 더해 이종현이 포진한 모비스 군단은 더욱 묵중해 보였다. 이종현은 부지런히 코트를 뛰어다녔고, 2쿼터(38-38)까지 팽팽한 싸움 속에 2개의 튄공잡기를 기록했다.
3쿼터 시작부터는 높이의 위력이 드러났다. 초반 삼성 마이클 크레익의 슛을 가로막을 때는 안방 팬들이 큰 환호를 보냈다. 4쿼터 초반에는 공격 튄공잡기에 가세하면서 탭슛을 시도했으나 공은 살짝 빗나갔다. 하지만 이어 양동근에게 바운드 패스로 득점을 도우면서 데뷔 첫 도움주기를 기록했다. 이종현은 4쿼터 종료 4분48초를 남겨두고는 삼성 김준일의 수비 방해를 피하면서 프로 첫 득점에도 성공했다. 비록 이날 경기에서는 고득점을 하지 못했지만 코트에 등장할 때 확실히 힘이 느껴졌다.
이종현은 경기 뒤 “초반 긴장해 안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안 된 부분은 되짚어서 고칠 것이다. 욕심이 과했나 보다. 팬들에게 죄송하지만 다음번 홈 경기에서는 꼭 이겨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김동광 해설위원은 “아직 적응해야 한다. 첫 경기에 많은 것을 보여줄 수는 없다. 앞으로 경기하면서 향상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2연패를 끊고 23승9패로 선두를 굳건히 했다. 전체적으로 연패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선수들의 의지가 강했다. 특히 김태술(12점)과 김준일(22점)이 열심히 뛰었고,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20득점에 16튄공으로 제몫을 다했다. 문태영도 10득점으로 기여했다.
부산에서는 엘지가 연장 접전 끝에 케이티를 84-80으로 꺾었다. 엘지는 14승18패 7위, 케이티는 8승24패 10위.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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