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지시(KGC)인삼공사의 주포 이정현이 30일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경기에서 삼성 진영으로 드리블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거칠게 몸으로 맞선 게 통했다. 해법을 찾았다.”(김승기 인삼공사 감독)
“실책이 많았다. 외곽슛도 불발해 균형이 깨졌다.”(이상민 삼성 감독)
경기 뒤 두 사령탑의 분석처럼 시즌 맞대결 3패를 당했던 케이지시(KGC)인삼공사는 삼성전 해법을 발견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치열한 1위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정규리그 우승을 향한 자신감도 커졌다.
인삼공사가 30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케이씨씨(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삼성과의 경기에서 토종 이정현(15득점·7도움주기)과 외인 데이비드 사이먼(27점·14튄공잡기)을 앞세워 83-73으로 이겼다. 인삼공사는 시즌 네번째 삼성과의 맞대결에서 처음 승리하며 24승9패를 기록해, 2위 삼성(23승1패)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초반부터 치열한 접전은 리그 최강의 자존심 대결 같았다. 1쿼터 시작부터 점수차는 크게 나지 않았고, 3쿼터가 끝난 시점에도 인삼공사의 우위(63-60)가 이어졌지만 차이는 3점이었다. 다만 인삼공사가 쫓기면서도 순순히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고, 조금이라도 좁혀지면 금세 다시 달아나는 등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4쿼터 초중반 삼성은 리카르도 라틀리프(26점·15튄공)와 문태영의 연속 득점으로 66-66 동점을 만들면서 막판 뒤집기를 시도하는 듯했다. 팬들도 동점골이 터질 때는 확 달아올랐다.
하지만 인삼공사의 오세근이 이정현의 패스를 받아 골밑슛을 성공시켰고, 상대의 실수를 추가 득점으로 연결하며 급하게 불을 껐다. 이어 삼성 문태영의 득점 실패 뒤 얻은 기회에서 이정현의 패스를 받은 이원대의 3점포가 터지면서 분위기가 갈렸다. 이정현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는 정밀한 득점 능력뿐 아니라 위기 때마다 맞춤한 패스까지 넣어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인삼공사의 데이비드 사이먼도 삼성의 라틀리프를 꽁꽁 묶으면서 승리를 도왔다. ‘교체설’에 시달리는 단신 가드 키퍼 사익스도 덩크슛 2개를 포함해 16점을 넣었다. 김승기 감독은 “(정규 우승 전력을 위해) 사익스를 에릭 와이즈로 바꾸는 문제는 더 생각해봐야 한다. 31일 중으로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날 인삼공사보다 두 배나 많은 20개의 실책이 나왔고, 17개의 3점슛 가운데 3개만 들어가는 낮은 성공률(18%)로 반전에 실패했다. 이상민 감독도 “잘될 때는 득점과 도움주기 등이 나오지만 안될 때는 실책 등으로 균형이 깨지는 일이 있다. 개선해야 된다”고 밝혔다.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는 홈팀 오리온이 동부를 67-60으로 꺾고 최근 안방 4연승을 내달렸다. 오리온은 3위(23승12패), 동부는 4위(19승15패).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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