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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독선’ 행보 입길

등록 2017-02-01 12:02수정 2021-01-06 14:57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태릉선수촌장 파문 이어 부촌장 뒷말
자문기구 구성과 개방직 임명 갸우뚱

출범 4개월째인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의 행보가 뒷말을 낳고 있다. 태릉선수촌장에 공무원 출신을 앉혀 체육인들의 반발을 산 데 이어, 1월 인사에서도 내부 반발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독선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기흥 회장은 1월 25일 자 내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사무차장, 선수촌 부촌장, 정책연구센터장, 스포츠마케팅개발실장 등 새로운 직제는 개방형 직위로 사람을 채웠다. 하지만 외부의 인재를 수혈한다는 원래의 취지가 무색하게 체육회에서 명예퇴직하거나 정년 퇴임한 인물을 앉혀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스포츠마케팅개발실장은 아직도 공석인데, 대한체육회 마케팅 권한은 이미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에 넘어가 있어 역할이 애매한 상황이다.

태릉 선수촌장을 공무원 출신 행정가로 앉혀 비판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공모 형식을 통해 임명한 이호식 부촌장이 입길에 오르고 있다. 체육회는 인사 배경으로 “이호식 부촌장은 대한체조협회 수석부회장으로 국가대표 선수와 코치를 거쳤고, 전무이사를 역임하며 양학선, 손연재 선수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호식 부촌장이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의 동생임을 밝히지는 않았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조계종 신도회장이어서 부촌장 임명 배경에 종교계 연줄이 닿아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기흥 회장이 신설한 자문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도 내용과 형식에서 문제가 일고 있다. 통상 자문기구라면 이사회에서 논의돼 이사회를 보조하는 구조가 돼야 한다. 하지만 이기흥 회장은 1기 미래기획위원회 구성 때 이사회를 거치지 않으려고 회장 직속 자문기구로 만들었다. 체육계 현안을 검토해 개혁안을 제시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한 기구라는 거창한 목표와는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셈이다. 한 체육인은 “자문기구를 만들려면 문화체육관광부와도 협의해야 한다. 그 과정을 거치지 않기 위해 직속으로 둔 것 같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체육계 분탕질로 어느 때보다 높은 자율성을 누리고 있다. 해체 위기까지 몰린 문체부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까 간섭하지 않는다. 하지만 체육회가 통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조차 소통하지 않을 경우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자칫 체육회와 문체부의 힘 관계가 달라질 경우 마찰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이기흥 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임시방편으로 사람을 배치했다. 대부분의 주요 자리는 ‘직무대리’ 꼬리표를 단 인사를 단행했다. 조만간 승진인사가 불가피하다.

이기흥 회장은 김종 차관 시절 굴종한 체육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저항했다. 신임 회장이 될 때에는 강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기적적으로 회장직에 올랐다. 그래서 체육인들이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장에 행정 전문가를 앉히는 덜컥수를 두었고, 이후 행보도 철저하게 측근이나 특정 종교계 인맥 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 체육 대계를 짜는 체육회의 수장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은 처신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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