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가 10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역주하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기대에 맞는 성적이다. 기분 좋다. 만족스럽게 경기한 것 같다.”
비록 금메달은 놓쳤으나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좋지 못한 기록으로 이번 시즌(2016~2017) 월드컵 1차 대회를 치르고 4차 대회를 마무리했는데, 이번엔 나름 만족스런 기록인 것 같다.”
10일 오후 강원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500m. 이번 시즌 종아리 부상 등으로 세계랭킹 7위로 떨어졌던 이상화가 37초48의 시즌 자신의 최고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1년도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청신호를 밝혔다. 금메달을 따낸 세계 1위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의 37초13에 0.35초가 모자랐다.
이상화가 여자 500m를 마친 뒤 같이 레이스를 펼친 일본의 쓰지 마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세계기록(36초36·2013년 솔트레이크시티) 보유자인 이상화는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와 통산 4회 우승에는 실패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등을 딛고 이번 시즌 최고기록(37초93)을 0.45초나 단축하며 컨디션이 점차 올라오고 있음을 입증했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출전한 4차례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만 6개를 따낸 데 이어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우승하며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500m 금메달 0순위로 올라섰다. 이상화가 노리는 이 종목 올림픽 3연패 목표에 가장 큰 장애로 등장한 것이다.
이상화는 24명의 출전 선수 중 일본의 베테랑 쓰지 마키(32)와 11조에 편성돼 아웃코스에서 출발했으며, 100m를 10초32로 끊으며 앞서 레이스를 마친 20명의 선수 중 고다이라(10초31)에 이어 두번째로 빠른 기록을 작성했다. 막판 스퍼트를 했지만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출전대회마다 금메달을 목에 건 고다이라를 기록을 깨지는 못했다. 마지막 12조에서 경기를 펼친 중국의 위징(32)이 37초57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상화는 경기 뒤 “종아리 부상이 조금 나았다. 100m 기록이 좋게 나왔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박승희(25·스포츠토토)는 38초52로 자신의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18위에 그쳤다. 남자 500m에선 차민규(24·동두천시청)가 35초01로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금메달은 34초58을 기록한 얀 스메이컨스(30·네덜란드)가 가져갔다.
10일 오후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팀 추월에 출전한 한국팀의 이승훈이 경기 후반 코너를 돌다 넘어지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남자 팀추월에서 한국은 이승훈(29·대한항공)이 두바퀴를 남기고 코너를 돌다가 동료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실격됐다. 이승훈은 오른 발목에 테이핑을 한 뒤 들것에 실려나갔다. 여자 팀추월에서 한국은 5위로 밀렸다.
강릉/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