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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활짝 웃은 이상화 “은메달이 더 예뻐요”

등록 2017-02-21 17:23수정 2017-02-21 19:54

〔2017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500m 투혼의 은메달
“몸상태 안 좋지만 좋은 기록”
맞수 고다이라와 평창 대결 예고
이상화(오른쪽)와 일본 고다이라 나오가 21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제8회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경기를 마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오비히로/연합뉴스
이상화(오른쪽)와 일본 고다이라 나오가 21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제8회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경기를 마친 뒤 서로 격려하고 있다.오비히로/연합뉴스
오른쪽 종아리의 미세한 근육파열. 왼쪽 무릎도 성하지가 않다. 지난해 말 이상을 발견한 뒤 쉬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를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강행군의 연속이었고, 시즌 마지막 대회인 삿포로까지 아픔을 참고 왔다. 그리고 주종목 500m에서 2위를 했다. 최선을 다한 이상화는 후회하지 않았다.

한국 여자 빙속의 간판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21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에서 열린 2017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70으로 2위를 차지했다. 1위 고다이라 나오(31·37초39)와는 0.31초 차. 막판 스퍼트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이상화는 웃었다. 그 미소엔 ‘오늘을 잊지 않겠다’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이상화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의 절대강자. 2010 밴쿠버겨울올림픽에서 당시까지 세계를 호령한 독일의 예니 볼프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4 소치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2013년 세운 36초36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500m 세계기록이다. 전문가들은 “이상화의 경기력은 여전히 높다”며, 2018 평창올림픽에서 500m 3연패를 기대하고 있다.

이상화는 이날 경기에서 고다이라와 함께 7조에서 뛰었다. 올해부터는 인코스, 아웃코스 출발을 바꿔가며 두차례 경주를 평균해서 성적을 내지 않는다. 컴퓨터 추첨으로 코스를 배정하면 단 한번의 주행으로 승패를 가린다. 이상화는 이날 좋아하는 바깥 코스에서 출발해 내심 의욕도 냈다. 하지만 막판 무섭게 질주한 고다이라의 꽁무니를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고다이라는 대기만성형 선수다. 2010 밴쿠버올림픽 팀추월 은메달이 역대 최고 성적이다. 500m 스프린트에서 이상화의 적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2016~2017 시즌 월드컵에서 500m를 6차례 제패하면서 늦깎이 스타로 부상했다. 31살의 나이에도 이달 초 강릉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500m 세계 1위로 우뚝 섰다.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는 1000m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둘의 맞대결은 2018 평창올림픽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이상화가 추월을 허용했다. 하지만 몸이 성치 않은 이상화가 시즌을 마감하는 삿포로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몸을 추스른다면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단거리 선수들은 폭발적인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종아리 근육이 올라올 때가 있다. 시간이 약이다. 회복만 한다면 정상을 향해 다시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화는 이날 경기 뒤 “홀가분하다. 한번의 레이스로 성적이 결정되기 때문에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욕심을 낸 것 같다. 다음 경기부터는 급하게 타지 않기 위해 마지막 곡선 주로 훈련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고다이라와의 경쟁 구도에 대해서는 웃어넘겼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자리에 있다면, 그 부담이 상당할 것이다. 현재 2위 위치에 만족한다. 부담 없이 평창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아시안게임은 평창올림픽의 전초전일 뿐이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픔을 겪은 이상화는 언제든 부활할 준비가 돼 있다. “사실 (금메달보다는) 은메달이 더 예쁘다”고 말한 그의 여유가 이를 방증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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