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문태영이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모비스와 경기에서 슛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삼성 선수들은 1978년 2월28일 실업팀 창단 기념일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KBL 제공
“우리팀의 에이스는 문태영이다. 중요할 때 해결을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이 2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경기 승리(82-76) 뒤 한 말이다. 문태영(21점)은 막바지 2점, 3점 연속슛 성공으로 사실상의 승패를 갈랐다. 수비력이 좋은 모비스를 상대로 막판 해결사 구실을 했다. 마음 졸이던 이상민 감독은 이날 승리로 단독 선두(30승14패)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모비스는 5위(23승21패)
두 팀의 경기는 프로농구 ‘창과 방패’의 대결. 공격 성향이 강한 삼성은 득점력 1위 올랐고, 모비스는 수비력 부문 3위다. 시작부터 창과 방패는 격렬하게 부딪혔다. 특히 드래프트 최대어인 이종현이 버티는 모비스는 골밑이 위력적이다. 유재학 감독의 조련으로 체중을 10㎏ 이상 뺀 이종현은 기존의 높이(2m3)에다 기동성도 추가했다. 삼성의 주력군인 리카르도 라틀리프(28점·17튄공)도 이종현의 집중 견제에 마음 놓고 파고들지 못했다. 4쿼터 3분여까지 1~5점 차 이내에서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 이유다. 여기에 김준일 임동섭(이상 삼성)과 양동근 김효범(이상 모비스)의 내외곽 지원 사격도 불을 뿜었다.
그러나 종료 2분~1분여를 남겨둔 상황에서 라틀리프와 문태영이 연속해 7점을 쏘아 80-70으로 달아나면서 승부는 갈렸다. 문태영이 종료 1분22초를 남겨두고 터뜨린 3점슛은 5천에 가까운 관중을 열광시켰다. 문태영은 통산 7천점 고지도 넘어섰다. 3점포 4방 등 18점을 올린 모비스 양동근의 분투는 빛이 바랬다.
이상민 감독은 “태영이가 시즌 중간 부상을 당해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지금도 무릎이 좋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해결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케이티(kt)가 케이지시(KGC)인삼공사를 69-66으로 꺾었다. 인삼공사는 30승15패로 2위가 됐다. 원주 경기에서는 동부가 엘지(LG)를 88-75로 꺾고 4위(24승21패). 6강행에 바쁜 엘지는 4연패로 6위 전자랜드(21승23패)에 뒤진 7위(19승25패)로 비상이 걸렸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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