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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A 위해, 때론 B 요구” 터보 감독의 우승용병술

등록 2017-03-23 13:59수정 2017-03-23 21:50

정규리그 정상 KGC 김승기 감독
외곽 좋아하는 사이먼 마음 읽어
“슛 쏘라 하면 알아서 골밑 몸싸움”
코트 전역 맹활약하는 이정현엔
“항상 마음 가라앉히라고 주문”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이 2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엘지와의 경기에서 지시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이 21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엘지와의 경기에서 지시하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강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부임 2년차 ‘터보’ 김승기(45) 감독이 케이지시(KGC)인삼공사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만든 팀 이미지는 이렇게 압축된다. 1997년 프로 출범 이후 구단 역사상 첫 정규시즌 우승. 흔히 챔피언전 우승을 백미로 꼽지만, 시즌 54경기에서 정상에 오르는 것은 어찌 보면 더 어려운 일이다. 감독과 선수가 하나가 되지 않고는 이룰 수 없는 경지다. 2012년 챔피언전 우승 경험이 있지만, 대개 중하위권에 머무는 변방의 팀이라는 이미지를 이번에 확실하게 털어냈다.

전창진 감독 밑에서 10년 수업을 받은 김승기 감독은 부임 2년차에 능력을 입증했다. 23일 전화로 연결된 김 감독은 “아는 대로 열심히 했다”며 겸손해했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말도 했다. 감독은 오케스트라 지휘자다. 선수들이 못한다고 탓할 게 아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그것을 결과로 연결시켜야 한다. 김승기 감독은 자신의 용병술을 이렇게 설명했다. “선수마다 특성이 달라 주문하거나 대화할 때 내용이 모두 다르다. 때에 따라서는 A라는 목표를 위해 B를 요구하기도 한다.”

공을 운반하며 골 밑과 외곽까지 전 영역에서 온몸을 불태우는 이정현을 예로 들면 이렇다. 슈팅력과 힘, 근성까지 흠잡을 데가 없지만 상대가 바짝 붙어 집중견제를 하면 흥분할 수도 있다. 김 감독은 “항상 마음을 가라앉히라고 한다. 한번이 아니다. 경기 때마다 주지시킨다”고 했다. 수비 능력과 지능, 골망 근처에서의 정교한 슛까지 갖춘 오세근에게는 특별히 할 말도 없다. 김 감독은 “작전만 얘기하면 상황마다 알아서 한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를 다루는 것은 난제다. 하지만 데이비드 사이먼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령탑을 위해 뛴다. 김 감독은 “원래 외국인 선수들은 외곽에서 경기하는 데 익숙하다. 외곽으로 나와 ‘너의 슛 능력’을 보여주라고 하면, 알아주는 감독을 위해 안으로 파고들면서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간둥이 단신 키퍼 사익스를 4라운드 이후에는 4쿼터 중요한 순간에 내보내면서 상대팀을 교란시키고, 플레이오프 구상을 짠 것도 전략적인 사고에서 나온다.

다정하다고 주장하지만, 코트에서 날카롭게 쳐다볼 때 선수들은 움찔한다. 승부사 김 감독은 “어차피 아무나 못 하는 게 감독이다. 부드러울 때도 있지만 싸움에서는 독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주말 2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하면 플레이오프 6강이 시작된다. 인삼공사는 4강에 직행해 여유가 있다. 김 감독은 “아직 챔피언전 우승을 말할 때는 아니다. 팬을 위해 정규리그를 잘 마무리하고, 이후 플레이오프 4강전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감독 아래 똘똘 뭉친 팀 인삼공사. 팬한테 ‘인삼'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력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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