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삼성 감독이 17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오리온과의 4차전에서 불만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제공
프로농구 삼성이 슈터들의 3점포 무응답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100% 승리 확률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이상민 감독이 이끄는 삼성이 19일 저녁 7시 고양체육관에서 오리온과 2016~2017 플레이오프 4강(5전3승제) 5차전을 벌인다. 삼성은 1, 2차전 승리로 챔피언전 진출을 거의 확정한 듯했으나 3, 4차전 패배로 벼랑 끝에 몰렸다. 역대 5전3승제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이긴 팀은 무조건 챔피언전에 올라갔다. 하지만 이번엔 심상치 않다.
삼성은 3차전에서 1점 차(72-73)로 지면서 갑자기 동력이 떨어졌고, 4차전(76-79)에서는 한때 21점 차까지 밀리는 등 고전했다. 원인은 외곽포 전멸. 삼성의 슈터인 문태영, 임동섭, 김준일은 4차전 때 8개의 3점포를 던졌으나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노장 주희정이 오히려 2개의 3점포를 성공시키며 분투했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추격을 하거나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외곽에서 터져야 한다. 삼성의 외곽이 3, 4차전에서 너무 가라앉았다. 5차전 승부의 키는 삼성의 외곽포”라고 했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3점포만 살아나면 우리에게 기회는 온다. 5차전에서 집중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4강 플레이오프까지 매번 5차전 대결을 벌이고 있다. 최근 20일 새 10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이어가다 보니 선수들의 외곽슛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강팀은 기복이 없어야 한다. 이상민 감독이 자꾸 집중력을 강조하는 이유다.
반면 오리온은 분위기가 좋다. 100% 확률 이야기도 의미가 없다. 어차피 5차전 한 경기의 승패 확률은 50 대 50일 뿐이다. 더욱이 슛도사 애런 헤인즈가 살아나면서 가공할 외곽 화력도 폭발하고 있다. 헤인즈는 3, 4차전에 평균 26점을 올렸다. 이승현, 허일영, 장재석 등 특급 포워드들이 내외곽에서 착실하게 득점을 해주는 것도 강점이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삼성의 라틀리프에게 골밑 득점을 허용하는 대신 외곽포를 묶고 있다. 외국인 선수 오데리언 바셋이 주전 가드 역할에 못 미치는 것이 약점이다.
현주엽 해설위원은 “어느 팀이든 내외곽의 조화가 맞아야 한다. 두 팀 모두 골 밑은 비슷하다. 삼성이 슈터들이 득점 기회를 만드는 집중력을 발휘하면 기회는 온다. 결국 삼성의 외곽이 키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