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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빙상 강국인 이유를 보다

등록 2017-04-18 15:29수정 2017-04-18 19:57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킥〕

메달 따지 못했어도, 인기 없어도
국제대회 참가 모든 선수에게 ‘포상’
장비담당, 전력분석관에게도 상금
동계올림픽 선수존중 철학 엿보여
17살 동갑내기 피겨 라이벌인 최다빈(오른쪽)과 김나현이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7 대한빙상연맹 포상식 뒤 포즈를 잡고 있다.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낸 김나현은 최다빈을 축하했고, 최다빈은 선발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17살 동갑내기 피겨 라이벌인 최다빈(오른쪽)과 김나현이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7 대한빙상연맹 포상식 뒤 포즈를 잡고 있다.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낸 김나현은 최다빈을 축하했고, 최다빈은 선발전에서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한국 빙상은 왜 강할까? 이런 의문의 한 자락을 17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식에서 엿볼 수 있었다.

겨울 종목이라 4월 시즌을 마감한 빙상에서는 메달을 딴 선수와 따지 못한 선수의 차별이 없었다. 굳이 있었다고 하면 상금의 액수일 것이다. 이날 포상식에는 40여명의 선수가 각종 상을 받았다. 2017 삿포로겨울아시안게임 4관왕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을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세계 1위 김보름이 나왔고, 대표선발전에는 탈락했지만 시즌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쇼트트랙의 이정수도 보였다. 하지만 메달을 따지 못했고,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는 선수들도 모두 시상대에 올랐다. 겨울유니버시아드대회나 주니어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가운데에도 특별상이나 신인상 등을 주어 격려했다. 2010 밴쿠버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리스트인 모태범도 보였다. 그는 아시안게임 등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지 못했는데, 이날 나와서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본인도 시상대에 올라 소정의 상금을 받았다.

이날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지급한 포상액은 총 2억7천만원에 이른다. 프로나 인기 종목과 달리 최우수선수가 받은 최고 상금은 1000만원에 불과했고, 대개 100만원이나 그 이하의 상금을 받았다. 연맹이 선수들만을 챙긴 것도 아니다. 시상대에는 반드시 지도자와 장비담당, 전력분석 인력 등 음지에서 힘을 보탠 이들이 함께 올라왔다. 한 장비담당은 여러 차례 시상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다른 종목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잘 짜인 프로그램과 원활한 진행, 적절한 뷔페 음식 등 분위기는 선수 가족들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됐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선수단 귀국행사 때 금메달을 딴 선수는 행사장의 가장 앞줄에 앉히고, 뒤이어 은메달·동메달을 땄거나 메달을 못 딴 선수들을 앉혀 논란이 됐다. 선수단장이나 태릉선수촌장은 “일부 종목에서 부진했다”는 귀국인사를 해, 메달과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결례를 범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포상식은 겨울 기간 애써온 선수들과 지도자, 지원 인력, 가족을 한데 불러서 서로 격려하고 밥도 먹고 훈훈한 정을 나누는 자리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입상하지 못한 선수들까지 챙기는 이런 행사는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고 자신감도 키운다. 국제대회에 선수로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빙상연맹의 철학을 느낄 수 있었다.

내년 평창겨울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등 빙상이 한국의 메달밭 구실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상하지 못해 특별상을 받은 선수들의 얼굴에서는 “평창에서는 꼭 시상대에 설 것”이라는 각오가 읽혔다. 그것이 빙상연맹의 바람일 것이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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