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2016~2017 케이씨씨(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김승기(왼쪽) 인삼공사 감독이 이상민 삼성 감독에게 챔피언결정전 모든 경기에서 인삼공사는 붉은색, 삼성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치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상민 감독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연합뉴스
“챔피언전 우승 꿈을 꿨다.”(김승기 인삼공사 감독)
“4승2패로 끝내고 싶다.”(이상민 삼성 감독)
김승기(45) 안양 케이지시(KGC)인삼공사 감독과 이상민(45) 서울 삼성 감독이 20일 서울 신사동 케이비엘(KBL)센터에서 열린 2016~2017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미디어데이에서 불꽃 튀는 심리전을 벌였다. 둘 모두 “꼭 우승하겠다”는 자신감을 드러냈고, 함께 참석한 각 팀의 대표선수들도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챔피언전 통합우승을 노리는 김승기 감독은 “팀 창단 후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노리고 있다. 선수와 코치에 이어 감독으로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승기 감독은 원주 삼보 시절인 2003년 주전 가드로 챔피언전 우승 경험이 있고, 전창진 감독 아래 동부 코치로서 2008년 우승한 적이 있다. 이번엔 감독으로 정상에 도전한다. 김 감독은 “5차전에서 끝내겠다. 인삼공사의 키 플레이어는 용병 키퍼 사익스”라고 했다.
이에 맞선 이상민 감독은 “정규리그 맞대결 우위처럼 챔피언전에서도 4승2패로 끝내고 싶다”고 맞받아쳤다. 삼성은 플레이오프 6강과 4강에서 10경기를 치러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소진됐다. 이상민 감독은 “체력만 가지고 농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정신력과 집중력은 인삼공사보다 낫다”고 자신했다. 그는 “플레이오프 과정에서 경기력과 끈끈한 팀워크가 좋아졌다. 이번에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상대 감독보다 나은 점을 묻는 말이 나오자, 김승기 감독은 코치 경력을 꼽았고 이상민 감독은 챔피언전 경험을 얘기했다. 실제 김승기 감독은 2006년 은퇴 뒤 오랜 기간 코치 경험을 쌓으면서 노련한 용병술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2010년 선수에서 은퇴한 이상민 감독은 ‘컴퓨터 가드'로 7차례 챔피언전에 진출한 바 있다. 삼성 사령탑으로 첫해 꼴찌, 지난해 6강 진입에 이어 올해 챔피언전 진출까지 성적을 내며 지도력도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선수로 참가한 삼성의 40살 고참 주희정은 인삼공사의 양희종을 향해 “예전엔 깨끗이 플레이를 했는데, 지금은 약간 더티한(더러운) 수비를 하는 것 같다. 우리 팀 문태영과 경쟁이 붙어서인가”라며 신경을 긁었다. 이에 양희종은 “농구는 몸싸움이 허용되는 스포츠다. 너그럽게 봐달라”며 넘어갔다.
인삼공사와 삼성의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은 22~2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두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홈과 원정 경기에 관계없이 인삼공사는 붉은색, 삼성은 푸른색 유니폼을 입기로 합의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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