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대표팀의 주 공격수 신상훈(왼쪽)이 28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4차전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퍽을 다투고 있다.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제공
우크라이나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아이스하키대표팀이 28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린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4차전 오스트리아와의 경기에서 0-5(0-3 0-1 0-1)로 완패했다. 3연승 뒤 일격을 당한 한국은 29일 우크라이나와의 마지막 대결에서 ‘꿈의 월드챔피언십’ 진출여부를 가리게 됐다. 만약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이기면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세계 1~16위 팀으로 구성된 월드챔피언십으로 승격한다. 우크라이나는 4패로 그룹 A 최하위다. 하지만 매번 1점차 패배를 당하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이날 오스트리아전에서 수비수 에릭 리건, 김원중, 박우상 등의 부상 공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1피리어드 4분 동안 3골을 연달아 내줬으며, 2피리어드에도 변변한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백지선 감독은 골리 멧 달튼이 2피리어드 초반까지 4골을 허용하자 경기 24분여 만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박성제를 골리로 투입했다. 이후 공세를 강화했지만 기세가 꺾여서인지 만회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백지선 감독은 이날 경기 뒤 “오스트리아가 워낙 잘했다. 모든 퍽을 차지했고, 순간마다 우리를 압박해 실책을 범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리건의 부상이 영향을 준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팀플레이를 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패배로 월드챔피언십 승격팀은 모두 마지막 경기에서 가려지게 됐다. 오스트리아(3승1패·승점 9)가 선두를 달리고 있고 한국(3승1패·승점 9)과 카자흐스탄(2승1연장승1패·승점 8), 폴란드(2승1연장패1패·승점 7)가 뒤를 따르고 있다. 헝가리(1승3패·승점 3)는 뒤처졌고 개최국 우크라이나(4패·승점 0)는 최종전 결과에 관계 없이 강등이 확정됐다. 국제아이스하키연맹은 정규 피리어드에서 이기면 3점, 연장전이나 승부치기에서 이기면 2점을 준다.
한국은 일단 우크라이나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 2점이라도 따면 1~2위에게 주어지는 월드챔피언십을 확정한다. 오스트리아와 카자흐스탄과 경쟁하는 형국인데, 세 팀이 마지막 경기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한국은 카자흐스탄을 이겼기 때문에 승자승 원칙에서 우위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4연패를 당하고 있지만 무기력한 대패를 당한 적이 없고 오스트리아(0-1), 폴란드(1-2)와 한 골 차 승부를 펼쳤다. 특히 주전 수문장 에두아르드 자하르첸코는 세이브성공률 0.942를 기록하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세 번 맞붙어서 승리하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해 폴란드에서 열린 디비전 1 그룹 A 마지막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1-2로 지며 월드챔피언십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2년 연속 월드챔피언십 승격을 놓고 마지막 경기에 사활을 걸게 된 백지선호가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장벽을 넘어야 한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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