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4일(한국시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웨일스 카디프의 프린시팰리티 경기장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경기장 범죄예방을 위한 ‘얼굴인식’ 채증 계획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의 <비비시>는 28일(한국시각) “6월4일 웨일스의 카디프 프린시팰리티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 남 웨일스 경찰이 얼굴인식 시스템 카메라를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방송은 대회 당일 경기장에 7만명이 들어차고, 추가로 1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 웨일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카디프 중앙역과 경기장 주변에서 방문객의 얼굴을 무작위로 찍어 보관하게 된다. 물론 얼굴인식 촬영은 경기장 입장 때의 의무조건은 아니다. 방송은 “경찰이 역과 경기장 주변에서 확보한 영상을 기존에 보관중인 50만명의 ‘요주의 인물’ 사진과 즉시 비교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성명에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생생한 환경에서 이 기술의 효과를 검증하게 될 것이다. 효과가 나와 새 기술이 치안 전반에 걸쳐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 “웨일스의 수도에서 이뤄진 가장 큰 규모의 보안 계획이다. 카디프의 가장 바쁜 시간에 사람들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얼굴인식 기술 도입 비용은 17만7천파운드(2억6천만원)으로 알려졌다. 이달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도르트문트와 AS모나코의 대결이 폭발물 테러 위협으로 하루 연기되는 등 경기장 안전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얼굴인식 기술 적용에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 이스트앵글리아 대학의 폴 버날 IT법 교수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시범 실시될 얼굴인식 계획은 사생활 침해다. 경기 자체에 관한 것도 아니고 역과 시내 중심가에서 이뤄진다. 이런 발상이 일상의 규범이 되어야 하는가?”라며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가 가장 걱정해야 것은 모든 사람의 생체정보가 이런 식으로 저장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감시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또 어떻게 채증된 자료들이 쓰일지를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2015년에는 레스터셔 경찰이 음악 행사의 방문객에게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했다가 사생활 옹호자들한테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