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코치로 합류한 네덜란드의 ‘장거리 빙속 레전드’ 보프 더용(왼쪽) 코치가 1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이승훈 선수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인사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네덜란드의 보프 더용(41·네덜란드)이 한국 빙상팀 코치로 합류하기 위해 입국했다.
‘밥데용’으로 알려진 보프 더용 코치는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이승훈(29·대한항공) 선수로부터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보프 더용과 이승훈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서 경쟁했다. 당시 이승훈이 금메달을 땄고, 더용 코치는 동메달을 땄지만 더용 코치가 2위 선수와 함께 이승훈을 목말 태우면서 진심 어린 축하를 해준 인연이 있다. 이후 둘은 각종 대회에서 더 친밀한 관계를 쌓았고, 이제 사제로 만나게 됐다.
이날 꽃다발을 들고 더용 코치를 환영한 이승훈은 <연합뉴스>에서 “더용 코치는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유명했다. 체력관리와 페이스 유지 등 경기운영 비법을 제대로 배우고 싶다”고 했다. 이승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종목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승훈은 “더용 코치와 7~8년 동안 함께 경기를 치렀다. 나에게 조언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 세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장은 더용 코치가 이승훈을 직접 지도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태릉선수촌에서 훈련하고 있지만, 이승훈은 한국체대에서 개인훈련을 하고 있다. 이승훈은 10월 대표선발전 이후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승훈은 “지금은 기초체력을 끌어올리는 단계여서 개인적으로 한국체대에서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틈틈이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물론 더용 코치와 만나 조언을 들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이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영입한 더용 코치는 태릉선수촌에 여장을 풀고 합숙훈련에 들어간다. 그는 “선수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서로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렸다. 20년 넘게 프로 선수로 생활을 해온 만큼 한국 선수들에게 많은 비법을 전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이승훈이 또다시 금메달을 따면 무동 태우기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도 내가 더 흥분할 것 같다. 내가 포디움에 올라갈 수는 없는 만큼 다른 이벤트를 찾아보겠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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