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체육특기자 입시제도 개선과 강화된 학사관리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학생 선수를 바라보는 철학이 정립되고, 스포츠의 복잡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종영 한국체육대학교 교수(스포츠사회학)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체육특기자 선발 및 학사관리 개선방안 심포지엄(안민석 김병욱 의원 주최) 토론회에서 “체육특기자 제도의 개선은 필요하지만 제도만을 악의 근원으로 보면 안 된다. 우리의 사회적 여건과 스포츠 현실이 근본적인 제약을 가한 점을 먼저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부하는 운동선수에 대한 절대 명제에 동의하지만, 1972년 체육특기자 제도가 도입되면서 권력이 엘리트 선수들을 도구화한 측면과 다른 한편 선수들이 국민에게 자부심과 긍지를 준 맥락도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교육부가 중심이 된 새로운 특기자입시제도 개선과 관련해,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위한 정책이 규제 일변도로 가기보다는 연민하고 도와주고 격려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와 선수들의 동의를 얻어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스포츠는 선수의 탁월성을 지표화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제도의 공정성을 위해 객관적인 방법을 도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대학은 운동 성적과 학생부 성적 반영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선발제도를 임의로 바꾸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진흥과장은 “학생 선수의 희생으로 그동안 한국이 스포츠 강국이 됐다. 이제는 복지 패러다임 관점에서 학생 선수들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 과장은 “하반기부터는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수촌에서 강의를 들어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와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강병구 교육부 대입학사제도과장은 “특기자 제도 개선에 대해서 선수 학부모의 입장과 반대쪽의 입장이 너무 다르다. 현재의 문제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가능한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의 학사관리 방안을 기초로 세부 사항은 각 대학이 자율로 정하는 쪽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방열 대한농구협회장, 안기헌 대한축구협회 전무 등 각 협회의 주요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 안준호 전 프로농구 삼성 감독은 “이상이 좋더라도 현실과 너무 괴리가 있으면 안 된다. 선수들이나 지도자가 처한 현장의 목소리를 좀 더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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