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왼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이희범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북 무주에서 열린 2017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참여해 제안했던 2018 평창겨울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 문제가 급물살을 탈 것 같다. 29일 방한한 토마스 바흐(64)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이 문제 논의를 위해 곧 문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바흐 위원장은 30일 저녁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2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국내 취재진과의 약식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제안이 인상적이었다.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며 아이오시가 적극 협력할 뜻을 밝혔다. 새 정부 출범 뒤 첫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귀국하면 바흐 위원장을 접견하고 남북 체육교류 방안 등을 협의할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앞서 “최초로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보고 싶다”며 평창겨울올림픽 때 남북단일팀 구성을 공식 제안한 바 있고 바흐 위원장이 이에 화답한 것이다. 바흐 위원장은 “아이오시 차원에서 이미 북한올림픽위원회(NOC)에 평창올림픽 참가를 권유하고,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갖출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사를 건넸다”며 종목별 와일드카드 제도를 활용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지원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이희범 2018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인천공항 귀빈실에서 바흐 위원장을 직접 맞이했다. 바흐 위원장은 “한국에 와서 기쁘다. 한국이 고유 스포츠인 태권도를 앞세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점을 축하하고자 왔다”고 했다. 또 그는 “7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것도 방문 목적의 하나”라고 했다.
이희범 위원장은 “바흐 위원장이 한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남북단일팀 구성에서 몇 가지 걸림돌은 남북한 올림픽위원회가 별도로 협의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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