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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에이스가 왔다 “서울, 편하죠”

등록 2017-07-10 21:09수정 2017-07-10 21:33

안현수, 모교 한체대서 전지훈련
러시아쇼트트랙팀 2주간 머물며
평창대비 훈련·한국 적응력 키워
감독 “안, 동료들에 좋은 가르침”
안 “올림픽 목표는 그때 가서 나올듯”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안드레이 막시모프 감독이 10일 한국체육대 빙상장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안드레이 막시모프 감독이 10일 한국체육대 빙상장에서 포즈를 잡고 있다.
소리 소문도 없이 왔다. 하지만 존재감은 강하다. 주변의 선수들은 그의 동작을 주시하는 듯했고, 감독과도 얘기를 한다. 확실히 안현수(32·러시아명 빅토르 안)는 러시아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특별한 감정은 없어요. 그냥 편하죠!” 10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에서 만난 안현수는 덤덤하게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고국 서울에서, 그것도 모교에서 러시아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는 심정에 묻어 있는 떨림을 감출 수는 없었다. 그는 “모스크바에서는 좀 추워서 더운 곳으로 온다며 기대했는데, 공항에 내리니 한증막이 따로 없더라고요”라며 웃었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이 한체대에서 전지훈련을 하는 것은 7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남녀 15명의 선수가 2주간 일요일만 빼고 매일 2~4시간씩 강도 높은 훈련을 펼친다. 한체대 링크 시설이 뛰어난 이유도 있지만, 아무래도 팀의 주축인 안현수의 모교라는 점도 작용했다.

러시아팀 매니저인 안나 막시멘코는 “한국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한국의 음식과 풍토, 시차와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안드레이 막시모프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은 “한국체대팀과 합동훈련을 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구체적으로 목표를 정해놓지는 않았지만 평창올림픽에서 가능한 한 많은 메달을 따기 위해서 훈련을 한다”고 했다.

러시아팀이 쇼트트랙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안현수의 귀화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안현수는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 3관왕(500m, 1000m, 5000m 계주)에 올랐고, 그가 딴 금메달은 러시아 쇼트트랙 사상 처음이었다. 막시멘코는 “쇼트트랙이 러시아에서 인기가 높지는 않지만 빅토르만큼은 스타”라고 했고, 막시모프 감독은 “빅토르가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 팀 동료들이 그를 따라서 한다”고 칭찬했다.

안현수(맨 왼쪽)가 10일 한국체육대 빙상장에서 훈련하던 중 동료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안현수(맨 왼쪽)가 10일 한국체육대 빙상장에서 훈련하던 중 동료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이 10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러시아 쇼트트랙 대표팀이 10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쇼트트랙에서는 잘 타는 선수의 동작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 될 수 있다. 러시아 대표팀 내에서 2~3번째로 나이가 많은 안현수는 후배들한테는 살아있는 교과서다. “무뚝뚝한 것 같지 않냐?”고 묻자, 막시모프 감독은 “빅토르가 선수들하고는 아주 수다를 많이 떤다”며 팀에 잘 녹아드는 그의 모습을 전했다.

안현수한테 이번 평창올림픽은 마지막 무대가 될 수 있다. 그런 만큼 더 신중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는 “올림픽 목표는 따로 두지 않았다. 체력적인 부담이 따르는 1500m가 첫 경기인데, 첫 경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출발이 좋고,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된다면 그 이후의 경기에서 승부를 낼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는 “부상은 선수라면 늘 달고 다니는 문제라 개의치 않는다. 지금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역시 귀화의 빌미가 된 것으로 알려진 파벌 논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안현수는 “전명규 교수님이 관련이 있다는 식의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제가 매년 개인적으로라도 한체대에 찾아오는 이유는 은사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다. 이제는 그런 잘못된 얘기가 더 이상 돌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18개월 된 딸 제인과 사랑하는 아내는 안현수의 에너지원이다. 타고난 체력왕인 그는 “제인을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고 했다.

글·사진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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