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보다 팀 우승 먼저” 김일두·정재호
SK 김일두-전자랜드 정재호
불꽃경쟁 속 겸손 ‘한목소리’
“팀 우승이 먼저입니다. 팀에 보탬이 되면 신인왕은 자연히 따라오겠지요.”(에스케이 김일두)
“신인왕 욕심이 없진 않습니다. 하지만, 팀이 이기는 게 먼저지요.”(전자랜드 정재호)
2005~2006 케이씨씨(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초반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서울 에스케이 김일두(23·1m98)와 인천 전자랜드 정재호(23·1m78). 둘은 입을 맞춘 듯 “신인왕보다 팀이 먼저”라고 했다.
지난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양립할 수 없는’ 둘의 자존심을 건 ‘불꽃접전’이 펼쳐졌다. 외국인 선수가 1명만 뛸 수 있는 2쿼터가 하일라이트였다. 포인트가드 정재호는 도움주기 2개에 8점이나 올렸고, 김일두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12점을 쓸어담았다.
결국 이날 경기에서 정재호는 40분을 풀타임으로 뛰며 16득점(3점슛 2개)과 3도움주기, 3가로채기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김일두도 3점슛 3개를 포함한 14득점에 3도움주기로 활약했다. 기록에선 정재호가 약간 앞섰지만, 김일두는 84-87로 뒤진 경기 종료막판 속공으로 2점을 올려 팀의 극적인 역전승(89-87)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김일두는 경복고·고려대 9년 선배인 ‘에어슈터’ 전희철과 포지션이 겹쳐 ‘식스맨’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경기당 평균 9.8득점에 1.8튄공, 1.3도움주기로 팀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고비 때마다 터뜨리는 3점슛이 백미다. 브루나이 전지훈련 때 망치로 림에 못을 박듯 슛을 잘 쏜다고 해서 외국인 선수들이 ‘해머’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올 시즌 새내기 가운데 유일하게 주전으로 뛰고 있는 정재호는 평균 4.6 도움주기에 득점도 두자릿수(10.2점)를 올리며 포인트가드 박상률의 군 입대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군산고-경희대 출신으로 ‘까불이’라는 별명답게 낙천적인 성격으로, 갈수록 자신의 색깔을 찾아가며 적극적인 플레이로 험프리스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올 시즌 에스케이-전자랜드 경기는 정재호-김일두라는 두 거물 새내기의 대결로 또다른 볼거리를 주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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