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24일(현지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대회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부다페스트/AP 연합뉴스
200m 결선 8위 진출. 출발도 가장자리인 8번 레인에서 한다. 과연 해낼 수 있을까?
6년 만에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박태환(28·인천시청)이 26일 오전(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릴 2017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첫 메달을 노린다. 주 종목 400m에서 아쉽게 4위에 그쳐 메달을 놓친 박태환으로서는 200m에서 다시 힘을 내 입상을 노린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가 않다. 결선 진출 8명 가운데 유일하게 1분46초28로 다른 7명의 1분45초대와 차이가 난다. 하지만 박태환의 저력을 믿는 분위기도 있다.
노민상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수영장 가장자리는 물살이 밀려야 불리하다고 얘기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중앙의 4, 5, 6레인 선수들이 서로 경쟁하는 것과 달리 자신만의 페이스로 경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박태환이 준결승에서 일부러 8위를 하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만, 8번 레인에서 뛰는 것이 나쁘지는 않다”고 했다. 실제 박태환은 2011 중국 상하이 세계대회 400m에서 역시 가장자리인 1번 레인에서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 노민상 감독은 “중앙 레인의 선수들이 경쟁심에 젖먹던 힘을 내겠지만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가장자리에서는 물 속에서 턴할 때 중앙 레인의 선수들의 움직임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자기 레이스를 하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200m 은메달 획득 때 1분44초85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자유형 200m 랭킹 1위는 쑨양(1분44초91)이며 2위는 타운리 하스(미국·1분45초03), 3위는 제임스 가이(영국·1분45초55)다. 모두 박태환의 베스트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의 막판 스퍼트는 이미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승부근성이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할지 잘 안다. 나름대로 계산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에 8명의 선수 중 유일하게 ‘80년대생’으로 고참급이다. 강한 정신력으로 경쟁자들과 대결하면서 역시 세계적인 선수라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자유형 1500m에는 쑨양과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 등 지구력 강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자유형 200m에서 기적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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