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사인 볼트가 12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에서 자메이카의 마지막 주자로 나섰으나 다리 부상으로 트랙 위에 쓰러져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런던/UPI 연합뉴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 익숙했던 ‘단거리 황제’의 마지막 무대는 너무나도 허무했다.
우사인 볼트(31)는 1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계주 결승에서 자메이카의 4번째 주자로 나섰지만 다리를 절며 트랙 위로 넘어져 끝내 레이스를 마치지 못했다. 볼트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바통을 받았으나 전성기 때처럼 폭발적인 스피드로 역전 우승을 만들지 못하고 몇 걸음 뛰다가 무너졌다.
자메이카 팀닥터 케빈 존스는 <에이피(AP)>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허벅지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개최국 영국이 올시즌 최고기록인 37초47로 미국을 제치고 이 종목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영국의 마지막 주자 느다니엘 미첼-블레이크가 미국의 크리스천 콜먼을 추월해 맨처음 결승선을 통과하자 홈팬들은 열광했다. 일본이 28초04로 동메달을 따냈고, 중국이 38초34로 4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 5연패를 노리던 자메이카 팀이 노메달에 그치면서 볼트의 세계선수권 메달은 14개에서 멈췄다. 반면 미국의 앨리슨 필릭스(32)는 여자 400m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개인통산 15번째 메달로 세계선수권 최다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3관왕을 차지한 이후 10년 동안 세계육상 정상에서 군림했지만, 생애 마지막 무대에서 동메달 1개라는 뜻밖의 결과만 남기고 은퇴했다. 볼트는 메달을 따지 못해 공식 기자견장에 나올 수 없어 쓸쓸히 퇴장했다. 볼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동료들 고맙습니다.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전합니다”는 말로 은퇴 회견을 대신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