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간판 르브론 제임스가 26일(한국시각)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말하고 있다. 클리블랜드/AFP 연합뉴스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농구)와 톰 브래디(미식축구)도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
제임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스포츠를 통해 우리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며 주말과 월요일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이 보여준 반 트럼프 행동을 지지했다고 <비비시>가 26일(한국시각) 보도했다.
앞서 미국프로풋볼의 많은 팀과 선수들은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때 기립하는 대신 무릎을 꿇으면서 지난주 말 “국기에 대해 존경을 표하지 않는 선수들을 개XX”라고 지칭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항의 표시를 했다.
월요일 경기에서는 제리 존스 댈러스 카우보이 구단주가 선수들과 함께 무릎을 꿇고 팔을 건 채 국가 행사를 치르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스포츠계의 반감은 퍼지고 있다.
미국프로풋볼의 간판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톰 브래디가 24일(한국시각) 매사추세츠 질레트 스타디움에서 휴스턴 텍산을 이긴 뒤 걸어가고 있다. 매사추세츠/AFP 연합뉴스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던 제임스는 “이 나라가 자유의 나라로 위대하지만, 여전히 문제를 갖고 있다. 이런 문제가 있을 때 우리는 민중으로서 위대해질 수 있다는 것을 잊을 수 없다. 민중이 나라를 움직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스포츠는 체형이나 몸무게, 인종이나 종교와 상관없이 사람들을 하나로 만든다”며 “어린아이들이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한 개인의 꿈을 막을 수 없다는 희망을 알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선 때 트럼프를 지지했던 미국프로풋볼의 간판 톰 브래디(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도 트럼프 비판에 가세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 발언은 분열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모든 사람은 원하는 대로 행동할 권리를 갖고 있다. 동의하지 않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가수 리코 라벨도 디트로이트에서 벌어진 미국프로풋볼 국가 행사에서 무릎을 꿇었다.
미국프로풋볼 댈러스 카우보이 선수들이 26일(한국시각) 애리조나 글렌데일에서 열린 애리조나 카디널스와의 경기 전 국가 연주 행사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글렌데일/AFP 연합뉴스
앞서 지난 시즌 미국프로농구 챔피언 골든 스테이트는 백악관 방문을 포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골든 스테이트의 핵심 스테픈 커리의 백악관 초청을 취소한다며 먼저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고, 이에 커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초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경주인 나스카의 구단주들은 시위하는 직원들을 해고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섰고, 지난 시즌 아이스하키 우승팀인 피츠버그 스틸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초청을 받아들였다.
<비비시>는 보수적인 미국 작가 워너 토드 헛슨이 “대중의 의견이 확실하게 갈렸다. 트럼프의 발언이 확실히 무례했다. 하지만 그것이 트럼프가 트럼프인 이유를 우리는 안다. 공화당 지지자 등 보수적인 사람들은 일체의 시위를 반미로 보고, 반대로 좌파는 선수들의 시위를 미국에 만연한 인종주의에 대한 시위로 느낀다. 두 캠프 사이에 중간자는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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