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왼쪽)과 채선아가 올 시즌 새 포지션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 한국배구연맹 제공
화려하진 못하지만 익숙한 이름인 김요한(OK저축은행)과 채선아(IBK기업은행)가 V리그 2017~2018시즌에서 새 포지션에 도전한다.
케이비(KB)손해보험(전 LIG손해보험)에서 붙박이 왼쪽 공격수로 뛰었던 김요한은 올해 데뷔 11년 만에 오케이(OK)저축은행으로 둥지를 옮기면서 익숙했던 레프트 포지션마저 버리고 센터로 재기에 나서고 있다. 김요한은 데뷔 당시 최대어로 꼽히며 2008~2009시즌 기량발전상, 2012년 수원컵 프로배구대회 최우수선수상 등을 받았다. 문성민과 함께 최고 인기를 구가하며 꾸준히 주전으로 뛰었지만 잦은 부상에 시달려 기대치에는 미흡했다. 최근에는 어깨마저 좋지 않아 정들었던 팀을 떠났다.
김세진 오케이저축은행 감독은 김요한을 센터로 전향시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걸출한 외국인 선수 시몬이 떠난 뒤 중앙이 허전하다. 실제로 김요한은 2m의 장신과 높은 점프력 등 신체 조건은 센터로 손색이 없다. 가로막기(블로킹)와 속공 등 센터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설 자리를 잃어가는 김요한에게는 마지막 기회다.
기업은행의 채선아도 주전 리베로 남지연이 흥국생명으로 팀을 옮기며 전담 수비수로 변신한다. 그 전에도 공격보다는 수비형 레프트로 활약했지만 데뷔 7년차를 맞아 이번에 보직을 리베로로 완전히 변경했다. 수비를 도와주는 공격수에서 수비의 최종 책임자로 역할이 바뀌어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채선아는 2011~2012시즌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기업은행에 입단해 2013~2014시즌에는 기량발전상을 받기도 했지만 레프트에서 자신의 기량을 꽃피우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 37경기 124세트를 소화했지만 득점은 8점에 그쳤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한송이(KGC인삼공사)도 보직이 지난해와 달라졌지만 의미는 좀 다르다. 문성민이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보직 변경하며 팀 전체가 큰 실험에 들어갔고, 지에스(GS)칼텍스 시절 센터로 외도했던 한송이는 인삼공사로 이적하며 레프트로 복귀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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