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피겨의 ‘맏형’ 이준형(단국대)이 평창 출전 가능성을 높였다.
이준형은 29일(한국시각) 독일 오버스트도르프에서 열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 트로피 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0.01점에 예술점수(PCS) 34.36점을 합쳐 74.37점을 따내 26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이준형은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작성한 자신의 쇼트프로그램 최고점(70.05점)을 4.32점이나 넘어섰다.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은 총 30장이다. 올해 4월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4장이 배분됐고, 이번 네벨혼 트로피에서 상위 6명에게 나머지 6장의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돌아간다. 이번 대회에는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미국의 알렉산더 존슨(82.55점)이 쇼트 2위를 차지해 올림픽 출전권의 마지노선은 7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형은 30일 예정된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평창행 티켓을 손에 쥘 가능성이 커졌다. 이준형이 티켓을 따온다면 차준환 등 경쟁자들과 국내 선발전을 거쳐 평창올림픽 최종 출전자가 결정된다.
한국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때 이규현이 마지막으로 출전한 이후 동계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다. 이준형이 평창행 티켓을 확보하면 한국 남자 싱글은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복귀하게 된다.
이준형은 이날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에서 착지가 살짝 흔들리며 수행점수(GOE) 1점을 깎였지만 두 번째 점프인 트리플 루프에서 수행점수 0.7점을 챙겼고, 이어진 플라잉 카멜스핀을 레벨 4로 처리하며 순항했다.
마지막 점프 과제인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도 1점의 수행점수를 챙긴 이준형은 체인지 풋 싯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을 모두 레벨4로 연기하고 스텝시퀀스에서 레벨 3을 받으면서 개인 최고점 연기를 마무리했다.
이준형은 이날 출전권이 없는 나라 선수 가운데 벨기에의 요리크 헨드릭크스(85.15점)와 스웨덴의 알렉산더 마요로프(77.01점)에 이어 3번째 순위에 올랐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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