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녀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들이 24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자 대표팀 막내 김민선(앞줄 가운데)과 올림픽 2연패를 일군 이상화(앞줄 오른쪽 둘째) 등 선수들의 표정이 밝다. 연합뉴스
“제 어릴 때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남다르다.”(이상화)
“밴쿠버, 소치에서 뛰는 언니 보고 탔다.”(김민선)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신구 간판인 이상화(28·스포츠토토)와 김민선(18·서문여고)이 스케이팅장을 환하게 밝혔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올림픽 500m 2연패를 일군 이상화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큰별이고, 김민선은 지난달 세계종목별대회에서 비록 공인되지 못했지만 주니어 신기록(37초81)을 세운 샛별. 지난주 선발전을 거쳐 나란히 대표팀에 입성한 둘은 평창 출전권이 걸린 1~4차 월드컵(10~12월)에서 룸메이트로 한방을 쓴다.
24일 태릉스케이팅장에서 열린 대표팀 헌터 유니폼 공개 및 미디어데이. 이상화가 “민선이와 3년 동안 같이 운동하고 있다. 자세와 스케이팅이 좋아 큰 무대 경험을 쌓으면 확 성장할 것”이라고 칭찬하자, 김민선은 “멘털이나 스케이팅 부분에서 (언니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이상화(맨 앞)와 박승희(둘째) 등 선수들이 24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피드스케이팅은 운동량이 많고 고독한 종목이다. 올림픽에서는 운도 따라야 한다. 대표팀 주장 모태범(대한항공)은 “단거리에서는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지난 시즌 종아리 이상으로 고전했던 이상화는 ‘산소 같은’ 김민선과 호흡을 맞추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상화는 “그동안 대회를 치르면서 혼자 방을 썼는데 이제 민선이와 방을 써서 좋다. 많이 도와주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화는 평창올림픽 라이벌이며 현재 기록에서 앞서는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평창에서 부담 없이 뛸 것”이라고 밝혔다.
여자 대표팀 500m 선수로는 둘 외에 김현영(성남시청)과 박승희(스포츠토토)가 있는데, 이들 4명이 월드컵 포인트나 순위 등에서 세계 32위 안에 들면 국가별로 3명까지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여자 1000m에는 이상화, 김현영, 박승희가 있고 여자 1500m에는 김보름(강원도청)과 노선영(콜핑팀)이 출전한다. 여자 3000m와 5000m, 매스스타트에는 김보름과 박지우(한국체대)가 평창 티켓을 노린다.
남자 대표팀의 대들보인 장거리 전문 이승훈(대한항공)은 “남은 기간 열심히 훈련해 올림픽 출전권을 꼭 따겠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5000m와 1만m에 고교 1학년 ‘괴물’ 정재원(동북고)과 함께 출전한다. 팀 추월에는 이승훈, 정재원과 역시 고교생 특급 김민석(평촌고)이 한 팀이 된다. 모태범과 김태윤(서울시청), 차민규(동두천시청)는 500m 월드컵에서 뛰고 장원훈(의정부시청)과 정재원의 형 정재웅(동북고)이 1000m에 나선다. 이승훈과 주형준(동두천시청) 등은 1500m 월드컵에서 경쟁한다.
대표팀은 다음달 10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1차 월드컵을 시작으로 12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4차까지 약 2개월의 월드컵 여정을 펼친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이승훈(맨 앞) 등 선수들이 24일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