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이 2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득점에 성공하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격려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25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프로배구 2017~2018 V리그 사상 첫 여성 사령탑 대결에서 올 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도희(49) 현대건설 감독은 4년차 박미희(54) 흥국생명 감독을 상대로 세트점수 3-0(25:13/25:22/25:14)으로 완승을 거뒀다. 그는 경기 뒤 “저는 배울 게 많은 초보 사령탑이다. 박미희 감독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고 겸손해했다.
두 감독의 희비를 가른 것은 흥국생명 이재영-현대건설 이다영 쌍둥이 자매였다. 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의 조련을 받은 세터 이다영은 세터치곤 큰 179㎝의 키를 활용해 블로킹 3개와 서브포인트 3개를 성공시켰다. 2세트와 3세트 고비 때 쌍둥이 언니 이재영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차단하는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이다영은 포효했고, 이재영은 고개를 숙였다. 공격수 이재영은 세터 이다영보다 적은 5득점에 그쳤다. 이다영은 경기 뒤 “지난 시즌에는 이재영의 공격을 잘 막지 못했느, 오늘 이재영의 공격을 막으니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며 웃었다.
박미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첫 여성감독 맞대결’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 오늘은 잘 풀리지 않은 날 중 하나”라고 했다. 여성감독 맞대결은 정규리그에 5번이나 더 남았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