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피겨 남자 싱글의 기대주 차준환(16·휘문고)이 시니어 무대를 긴장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해 9위를 차지해 희망을 남겼다.
차준환은 29일(한국시각) 캐나다 리자이나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2차 대회 ‘스케이트 캐나다 인터내셔널’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2.14점에 예술점수(PCS) 70.72점, 감점 1을 합쳐 141.86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8.46점을 얻은 차준환은 총점 210.32점으로 12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그랑프리에 초청됐다는 것은 한국의 간판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뜻한다. 차준환은 이날 시니어무대 첫 경기여서 긴장을 많이 했다. 프리스케이팅 전반부에 큰 점프를 다 놓쳤다. 하지만 중반 이후 프로그램에서는 완벽하게 연기를 소화하며 천부적 재능을 뽐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시니어 데뷔 첫 무대다. 좀더 준비가 되고 세계적인 경쟁자들과 싸우다보면 더 성장할 수 있다. 주니어 때와 달리 난이도가 높아 실수가 나왔다”고 했다.
차준환은 올림픽 무대 경쟁을 위해 필요한 쿼드러플 점프(4회전)를 준비했다. 국내 선수 가운데 쿼드러플 점프를 가장 자신있게 하는 선수다. 하지만 긴장을 했는지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차준환은 지난 7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 1차전 뒤 오른발목 염증과 왼쪽 허벅지 타박상 진단을 받고 재활에 전념했다. 그러나 이날 발목이나 허벅지 부상에서는 완벽하게 회복한 듯이 보였다.
일단 한국은 이준형(단국대)이 지난달 네벨호른 대회에서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출전권 한 장을 따왔다. 차준환은 내년 12월, 1월 예정된 2~3차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기량을 회복하면 올림픽에 갈 수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 1차 선발전 우승자 이준형이 버티고 있어 시니어 무대 경쟁의 필수 무기인 쿼드러플 점프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한편 차준환을 지도하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는 쇼트프로그램 전날 담석증 수술을 받아 코치석이나 키스앤크라이존에 자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사진 백소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