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복덩이 브랜든 브라운이 지난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 걸어가고 있다. KBL 제공
0.9㎝가 가른 명암. 하지만 운명은 바뀌었다.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가 새로 영입한 브랜든 브라운(36)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시즌 초반 1승4패였지만, 10월28일 현대모비스전에 브라운을 투입한 이래 5연승을 달렸다. 평균득점 22.4점, 튄공 10.8개를 기록하는 특급 활약 덕에 팀 공격도 살아났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안에서 비벼주고, 궂은일 다 해주니까 외곽포도 살아났다”고 했다.
지난 시즌 필리핀 리그에서 잠시 뛰었던 브라운은 키가 193.9㎝로 외국인 선발 규정(장신, 단신 1명)에 따라 장신에 속한다. 0.9㎝가 커서 장신에 속하자, 7월 열린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국내 감독들은 2m가 넘는 센터용 선수를 뽑느라 브라운을 배제했다. 하지만 유도훈 감독은 장신 용병 아넷 몰트리가 부진하자 브라운을 대체 선수로 데려왔다.
효과는 금세 드러났다. 까칠한 성격이라는 소문은 사실과 달랐고,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거는 사교성까지 선보이며 팀에 녹아들었다. 원래 센터가 아니지만 골밑에서 튄공을 잡아내고, 몸싸움을 밥 먹듯 해도 싫은 내색을 안 한다. 외곽 공간이 넓어지면서 박찬희 강상재 정영삼 차바위의 활동력과 슛도 살아났다. 이런 상태를 유지한다면 에스케이의 득점기계 애런 헤인즈의 뒤를 이어 한국 농구에 최적화된 용병이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시즌 초반 실점률이 90점대였지만 브라운 가세 이후 70점대로 줄었다. 팔도 길고 어깨도 넓어 2m 가까운 선수 같은 위력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인삼공사의 데이비드 사이먼 등 정통 센터와의 대결을 지켜봐야 하지만 정말 대단한 선수”라고 평했다. 브라운과 사이먼의 대결은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이뤄진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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