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미(왼쪽)가 18일 인천계양체육관 실내테니스장 특설 링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8.97㎏) 타이틀 5차 방어전에서 멕시코의 제시카 곤살레스와 펀치를 주고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세계 챔피언인 ‘새터민 복서’ 최현미(27)가 타이틀 5차 방어에 성공했다. 또 ‘엄마 복서’ 박혜수(29)는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다.
최현미는 18일 인천계양체육관 실내테니스장 특설 링에서 열린 세계복싱협회(WBA) 여자 슈퍼페더급(58.97㎏) 타이틀 5차 방어전에서 멕시코의 제시카 곤살레스(29)를 6라운드 승부 끝에 2-0 판정(57-56 57-57 59-56)으로 꺾었다. 최현미는 7라운드 도중 버팅으로 곤살레스의 이마가 찢어지면서 경기가 중단되면서 6라운드까지 채점 결과로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최현미는 지난 4월 15일 일본의 기미카 미요시와 4차 방어전에서 10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데 이어 7개월 만에 또다시 승리하며 챔피언 벨트를 지켜냈다.
최현미는 16전 15승 1무로 무패 전적을 이어갔다. 곤살레스의 프로 전적은 13전 7승 2무 4패가 됐다.
경기 초반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곤살레스는 접근전을 시도하는 최현미에게 잽과 클린치(껴안기)로 막아냈다. 최현미는 경기 중반 이후 스피드를 활용해 링을 크게 이용해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 스타일로 바꿨다. 하지만 노련한 곤살레스를 크게 압도하지 못했다. 두 선수는 강펀치를 교환하며 화끈한 승부를 펼쳐 관중들을 환호하게 했다.
7라운드에서 뜻하지 않은 상황이 벌어졌다. 오른손 펀치를 내민 최현미와 이를 피하면서 카운터를 노린 곤살레스가 서로 이마끼리 크게 부딪혔다. 이 과정에서 곤살레스의 이마가 깊게 찢어졌고, 링 닥터가 곤살레스의 부상 정도를 살핀 끝에 경기 재개가 어렵다고 판단해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결국 최현미는 6라운드까지 근소한 우위로 챔피언 벨트를 지켜냈다.
박혜수(왼쪽)가 18일 인천계양체육관 실내테니스장 특설 링에서 열린 세계복싱연맹(WBF)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에서 중국의 헤이타오장과 접근전을 펼치고 있다.
새터민 출신인 최현미는 2013년 5월 페더급 타이틀 7차 방어에 성공하자 이를 반납하고 슈퍼페더급으로 올려 타이틀을 딴 뒤 이번에 5차 방어전까지 성공했다. 최현미는 그동안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다가 성산청소년효재단의 후원으로 오랜만에 방어전을 치렀다.
이어 열린 세계복싱연맹(WBF)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결정전에서 ‘엄마 복서’ 박혜수는 치열한 승부 끝에 중국의 헤이타오장(19)을 10라운드 심판 전원일치 3-0(97-96 97-94 97-95) 판정승을 거두고 새로운 챔피언에 올랐다. 박혜수는 13전 5승1무7패가 됐고, 헤이타오장은 7전 전승 끝에 첫 패배를 안았다.
박혜수는 육상 선수 출신으로 2009년 복싱에 입문한 뒤 범아시아복싱연맹(PABA) 슈퍼플라이급 동양 챔피언에 올랐다. 이어 2013년 11월 WBA 미니멈급 세계타이틀에 도전했지만, 멕시코의 강자 아나벨 오르티스에게 10라운드 판정패했다. 지난해 7월 아들을 출산한 이후에도 세계 챔피언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끝내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인천/글·사진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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