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임효준, 김도겸, 곽윤기, 서이라가 19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남자 5000m 계주 파이널A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대~한민국!”
5000m 계주에서 그동안 부진했던 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이 네덜란드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3년 만에 월드컵 시리즈에서 첫 금메달을 따내자, 관중들로 꽉 찬 스탠드에서 이런 함성과 함께 열화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다. 여자대표팀이 3000m 계주에서 중국의 반칙으로 아쉽게 동메달로 밀려난 뒤 일궈낸 값진 성과였기에 더욱 극적이었다. 선수들은 서로 끌어안고 떨어질 줄 몰랐다.
임효준(21·한국체대3), 김도겸(24·스포츠토토), 서이라(25·화성시청), 곽윤기(28·고양시청)로 이뤄진 한국 남자대표팀이 1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최종 4차 대회 남자 계주 파이널A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팀은 6분47초365를 기록해 6분47초501의 네덜란드를 간발의 차이로 따돌렸다. 미국이 3위.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던 남자대표팀이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2014~2015 시즌 2·3차 월드컵 이후 3년 만이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고교생 황대헌(18·부흥고3)이 이날 1000m 파이널A에서 역주했으나 헝가리의 류 사오린 샨도르(22)에 이어 아쉽게 2위로 들어왔다. 전날 남자 1500m에서도 샤를 아믈랭(34·캐나다)에 이어 은메달. 금메달은 따내지 못했지만 두개의 은메달로 내년 평창의 유력한 남자 개인전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황대헌은 2·3차 대회 남자 1500m에서 잇따라 금메달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이번 시즌 1차 대회 남자 1000m와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일약 에이스로 떠올랐던 임효준은 이번 4차 대회에 복귀했으나 꼬리뼈 부상 후유증 때문인지 개인전에서는 1개의 금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최민정(왼쪽)과 심석희가 19일 오후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000m 파이널A에서 질주하고 있다. 최민정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심석희는 상대 선수의 반칙으로 넘어졌다. 연합뉴스
여자대표팀에서는 세계 최강 최민정(19·성남시청)이 홀로 빛났다. 그는 이번 4차 대회까지 시즌 6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이날 여자 1000m 파이널A에서도 최민정은 심석희(20·한국체대2), 킴 부탱(23·캐나다)과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였으나 단연 앞선 레이스를 펼치며 1분32초402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날에는 여자 1500m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1000m에서는 1~4차 대회에서 2개, 1500m에서는 3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두 종목에 걸쳐 평창의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임을 보여줬다. 또 500m도 1차 대회 금메달, 4차 대회 은메달을 따내며 평창에서 전관왕에 오를 가능성까지 보였다.
최민정과 ‘쌍두마차’인 심석희는 이번 4차 대회에서 여자 1500m에서 은메달 1개를 따내는 데 그쳤다. 이날 여자 1000m 파이널A에서는 막판 코너를 돌 때까지 최민정에 이어 2위를 달렸으나 엘리스 크리스티(27·영국)한테 몸으로 밀리며 4위로 처졌다. 그러나 2차 대회 여자 1000m 금, 3차 대회(중국 상하이) 여자 1500m 금메달로 건재를 과시했다. 한국 여자팀은 이날 3000m 계주 파이널A에 최민정, 심석희, 김아랑(22·한국체대4), 김예진(18·평촌고3)이 나섰지만, 레이스 도중 김예진이 중국의 궈이한에게 걸려 넘어져 4위로 밀렸다. 그러나 중국이 실격당하면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