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3일(한국시각)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소치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의 금메달을 박탈하기로 결정하면서 은메달리스트인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금메달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라트비아는 겨울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게 된다. 두쿠르스(오른쪽)가 지난 19일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2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뒤 금메달리스트인 한국의 윤성빈(가운데), 동메달을 획득한 독일의 악셀 융크(왼쪽)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파크시티/AP 연합뉴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선수를 포함해 러시아 스켈레톤 선수 4명이 도핑(금지약물 복용) 양성 반응을 보여 메달을 박탈당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3일(한국시각) 도핑 양성 반응을 보인 소치 겨울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금메달리스트 알렉산드르 트레티야코프와 여자 스켈레톤 동메달리스트 옐레나 니키티나 등 4명의 러시아 스켈레톤 선수를 자격 정지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징계를 받은 선수는 두 선수 외에도 마리야 오를로바와 올가 포틸리치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이날 언론 보도문을 통해 “이들 4명이 금지 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았다”며 “이들이 소치 올림픽에서 얻은 성적은 모두 취소된다”고 밝혔다.
트레티아코프의 금메달 박탈로 소치올림픽 스켈레톤 은메달리스트인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금메달을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라트비아는 겨울올림픽 역사상 첫 금메달을 따게 된다. 두쿠르스는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개최국인 캐나다 선수한테 밀려 은메달을 딴 데 이어 2014년 소치에서도 역시 개최국 선수인 트레티아코프에 막혀 은메달에 그쳤다. 두쿠르스는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도 한국의 윤성빈과 함께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포함된 러시아 크로스컨트리 6명도 실격 조처했다. 러시아가 국가 주도의 도핑 사건으로 금메달 2개를 포함한 메달 6개를 박탈당하면서 소치올림픽의 총 메달 수에서 미국이 러시아를 앞서게 됐다.
당시 러시아는 총 메달 수 33개, 금메달 13개로 두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총 메달 수는 27개로 줄어들어 미국(28개)에 1위 자리를 내줬고, 금메달 2개를 박탈당하면서 금메달 수에서도 노르웨이(11위)와 같아졌다.
러시아에 대한 이번 징계 조처는 국제올림픽위원회가 다음달 5일 스위스 로잔에서 국가 주도의 조직적 도핑 파문에 휩싸인 러시아선수단의 평창겨울올림픽 참가 허용 여부를 결정할 집행이사회를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비탈리 무트코 스포츠 담당 부총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징계 조처는 사전에 준비된 것이며 증거가 없다고 비난했다”이날 타스통신이 전했다.
무트코 부총리는 “3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선수들을 그렇게 포괄적으로 징계할 능력이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러시아 선수들의 잘못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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