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한국권투위원회 회장과 엑토르 카라스키야(파나마)가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4전5기 챔피언 홍수환 40주년 타이틀전 기념행사에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홍수환(67) 한국권투위원회 회장의 ‘4전 5기’ 신화가 오늘로 꼭 40주년을 맞았다.
홍수환 회장은 27일 엑토르 카라스키야(57) 파나마 국회의원과 함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4전5기 홍수환 기념행사’를 열고 40년 전의 기적같았던 경기를 기념했다. 40년 전인 1977년 11월26일 홍수환은 적지인 파나마에서 강적 카라스키야를 맞아 고전했다. 2라운드에만 4차례 다운당하며 패배는 예정된 듯했다. 그러나 홍수환은 3라운드 들어 반격에 나섰고 왼손 훅으로 기적같은 케이오승을 따냈다. 오늘의 홍수환이 있게 한 대역전극이었다.
홍수환 회장은 “카라스키야를 먼저 칭찬해야 할 것 같다. 만약 제가 졌다면, 파나마까지 40주년 기념행사에 안 갈 것 같다. 한국까지 온 것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치하했다. 그는 이어 “카라스키야 덕분에 먹고 산다. 40년 전 일방적으로 이겼어도 저를 잊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라스키야는 “홍수환에게 져서 파나마에서 광고도 찍고 돈도 벌었다. 그 경기를 통해 친구가 생겼고, 잃어버린 형을 찾았다”며 “그날 진 게 패배는 아닌 셈”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홍 회장은 카라스키야가 파나마 대통령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내년에는 41주년을 맞아 파나마로 가겠다”고 약속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카라스키야가 지난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해 홍 회장을 찾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복싱 체육관에서 재회했던 두사람은 올해 홍 회장이 40주년 기념행사에 카라스키야를 초대하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이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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