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초’ 이상화와 고다이라의 거리

캘거리 2017~2018 ISU 빙속 월드컵 3차
이상화, 여자 500m 36초86으로 은메달
36초53 고다이라, 이상화 트랙 레코드 경신
9일 4차 대회서 이상화 세계기록 깰지 주목

이상화(오른쪽)가 4일(한국시각)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3차 대회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딴 뒤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운데), 고 아리사와 시상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캘거리/EPA 연합뉴스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500m에서 36초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의 연속 우승이 위협적이다.

이상화는 4일(한국시각)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오벌에서 열린 2017~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3차 월드컵 여자 500ｍ에서 36초8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화의 시즌 500m 세번째 은메달이며, 이번 시즌 첫 36초대 진입이다. 이상화는 이날 고다이라와 함께 경쟁했고, 중반 이후 속도를 붙이며 기록을 끌어올렸다. 비록 금메달은 아니지만 36초대 진입은 반가운 소식이다.

고다이라의 위세도 무서웠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여자 500m 정상을 노리는 고다이라는 전날 1000m에서 넘어져 최하위에 그쳤지만, 이날 주종목인 500m에서 개인 최고인 36초53으로 들어와 이상화가 갖고 있던 캘거리 올림픽오벌의 트랙 레코드(36초74)를 경신했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이뤄진 500m 경쟁에서 다섯 차례 모두 금메달을 땄다.

고다이라는 이상화가 2014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년 월드컵에서 세운 500m 세계기록(36초36)에 바짝 접근하고 있다. 4차 월드컵은 9일부터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시작되는데, 고다이라가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이상화가 세운 세계기록을 깰지 여부를 국제 빙상계가 주목하고 있다. 고다이라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이상화의 36초36을 깰 수 있겠는가”를 묻는 외신의 질문에 “모르겠다. 1000m에서 넘어져 생긴 목의 통증부터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화는 시즌 전 “고다이라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자기의 기록을 위협하는 고다이라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자 500ｍ에선 차민규(동두천시청)가 이날 개인 최고기록을 0.5초 단축한 34초31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다. 차세대 기대주 김민선(서문여고)은 여자 500m에서 38초16으로 16위에 올랐고, 김현영(성남시청)은 38초28로 19위를 차지했다. 한국 남녀 장거리의 ‘간판 듀오’ 이승훈(대한항공)과 김보름(강원도청)은 매스스타트에서 나란히 10위 밖으로 밀려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김창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