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각)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스켈레톤 1차 시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휘슬러/AP 연합뉴스
최근 월드컵에서 두 차례 우승해 ‘자신의 시대’를 연 윤성빈(23)의 몸은 특별하다. 헬멧은 국내 기업인 에이치제이시(HJC)가 제작해준 것이고, 유니폼은 아디다스 독일 본사에서 보내온 것이다. 신발도 발끝 부분에 못이 박힌 특수 재질이다. 선수용이어서 값을 매길 수 없지만, 대략 헬멧(40만~50만원), 유니폼(100만원), 신발(80만원)까지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여기에 스켈레톤(2천만원)이나 봅슬레이(1억2천만~1억5천만원)까지 더해지면, 돈 없으면 동계스포츠를 할 수 없다는 말이 실감 난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은 2011년부터 후원해온 포스코대우와 최근 합류한 엘지, 국민은행 등의 지원으로 연간 10억원 정도를 챙긴다. 물론 연맹 관계자는 “윤성빈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후원사 로고를 달고 뛰며 보답하고 있다. 올림픽 이후에도 도움을 받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보통 신발과 유니폼은 1년 주기로 교체한다. 특히 유니폼은 1년 전에 주문을 넣어야 한다. 독일 본사의 생산라인이 일반 제품용과 다르기 때문이다. 아디다스 쪽은 선수들이 출발할 때 움직임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유니폼에 몸을 감싸줘 근육을 잡아주는 ‘파워 웹’이라는 밴드를 붙이고, 특히 스켈레톤의 경우 몸이 노출돼 있어 얼음 조각이나 칼날 등으로부터 보호받도록 두꺼운 섬유를 쓴다고 했다. 봅슬레이 선수들은 썰매 안에 들어가 있어 유니폼 재질이 좀 더 얇고, 선수용이 아닌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출전할 수 있는 등 스켈레톤보다 규정이 유연하다. 때로 주문한 옷이 도착해도 1년 새 덩치가 커진 선수들은 사이즈가 맞지 않아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다른 겨울 종목에서도 장비는 중요하다. 아이스하키는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몸싸움과 퍽, 칼날에 다치지 않도록 20㎏에 이르는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컬링의 신발은 한쪽 바닥이 미끄러운 테플론 재질로 구성돼 있고, 다른 쪽 바닥은 미끄럼을 방지하는 고무 재질로 돼 있어 투구하거나 이동할 때 가려서 쓴다. 빙상 또한 유니폼에 민감한데 그동안 선수들의 불만을 많이 샀던 기존의 유니폼 대신 올해 헌터사의 것으로 새로 바꿨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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