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12일(현지시각) 모스크바의 위원회 건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참가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의사를 존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2018 평창겨울올림픽에 자국 선수들의 개인자격 출전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12일(현지시각) 모스크바의 위원회 건물에서 총회를 열어 “평창올림픽에 중립 자격으로 출전할 준비가 돼 있다”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과거 도핑 전력이 없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규정을 준수할 준비가 돼 있는 러시아 선수들은 개인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회는 11일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려는 러시아 선수들의 공동 성명’을 냈고, 이날 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개별 선수들의 선택을 존중하고, 올림픽에 나가기로 한 선수나 나가지 않기로 한 선수 모두를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레믈(크렘린)궁 대변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올림픽위원회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아이오시는 지난주 러시아의 ‘국가도핑’이 올림픽 정신을 심각하게 침해했다며 2018 평창올림픽에 러시아 출전 금지 결정을 내렸다. 다만 출전을 원하는 선수들은 러시아 깃발 없이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라는 이름으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길을 터놨다. 메달을 따도 집계되지 않고, 시상식에서도 러시아 국가 연주나 국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아이오시는 “러시아가 벌금 등을 납부하는 등 징계 절차를 온전히 수용하면 폐막식 때는 러시아가 깃발을 들고 입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시는 러시아의 출전 가능 선수 리스트를 작성할 예정이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선수 참가 결정으로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러시아는 피겨나 아이스하키 등 빙상 종목뿐 아니라 스키, 크로스컨트리 등 설상 종목 강국이다. 이번 결정으로 평창올림픽에서 수준 높은 기량을 갖춘 러시아의 세계적인 선수들을 볼 기회가 마련됐다. 성백유 평창조직위원회 대변인은 “도핑 선수는 징계를 받아야 하지만, 올림픽 무대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한 다른 선수들한테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환영했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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